[MD인터뷰①] '뮤지컬 밑바닥에서' 최우혁 "자책하고 고민, 또한번의 데뷔죠"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밑바닥에서’는 하류 인생을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조명한 창작 뮤지컬. 탄탄하고 매력적인 스토리와 음악으로 초연 당시 한국 소극장 뮤지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수작이다.

극중 최우혁은 밑바닥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꿈꾸는 청년 페페르 역을 맡아 원캐스트로 활약할 예정이다.

최우혁은 “작품의 완성도는 100%다. 누가 실수를 하거나 안 받쳐줘도 결국엔 완성이 되더라”며 “작품이 너무 좋으니까 배우들이 실수를 해도 전혀 문제 되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만 잘 하면 돼’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운을 뗐다.

워낙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기에 부담감도 상당하다. 더군다나 원캐스트 주인공을 맡았기에 압박감은 상상 이상이다. 초연을 보지 못한 것이 오히려 다행일 정도.

작품을 알면 알수록 부담감과 압박감을 무시할 수 없다. “왜 인기가 많았고 흥행했는지 알겠다”고 고백한 최우혁은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들이 극적으로 치닫고 힘들어 머리가 아플 정도다. 감정 기복이 심한 작품이기 때문에 계속 노력을 해도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페페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 혼자선 결코 채울 수 없어요. 신은 계속 진행되고 인물들도 계속 나오죠. 커튼콜도 그냥 인사가 아니라 이야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도 잔잔함과 쓸쓸함이 상당해요. ‘이거 잘못하면 큰일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저 일상을 보여주고 크게 이야기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연기가 특히나 중요해요. 제대로 연기하지 않으면 관객들의 몰입도를 깨게 되고, 그야말로 배우가 관크(관객 크리티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죠.”

첫 소극장, 원캐스트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시험대에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최우혁은 어린 나이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 파격 캐스팅 되며 화제를 모았고, 뮤지컬 ‘올슉업’으로 좀 더 가벼운 모습을 보여준 상황. 이번 ‘뮤지컬 밑바닥에서’는 소극장 무대를 통해 관객들을 더 가까이 만나며 더 날것의 연기력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말 정확하게 발가벗는 순간이 온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처음엔 더 힘들었죠. 준비하는 과정 또한 너무 많이 혼자 자책하고 고민도 많이 했어요. 다시 시작하는 느낌, 진짜 시작하는 느낌이기 때문에 좀 힘들어요. 정말 연기를 잘 하냐, 못하냐가 눈앞에서 보이기 때문에 넘버에 대한 고통에 연기에 대한 고통도 느끼고 있죠. 또 한 번의 데뷔라고 생각해요. 원캐스트고 소극장 무대라 연기적인 부담감이 너무 크고 심한 상태인데 도마 위에 있는 상태라 생각하며 열심히 했어요. 채찍을 맞는다면 당연히 맞아야 하는 것이라 그게 두렵진 않아요. 다만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긴 해요.”

얼떨결에 오른 첫 대극장 무대와는 확실히 다르다. 당시 앙상블 오디션을 보러 갔다가 주인공으로 파격 캐스팅 된 ‘프랑켄슈타인’ 때는 그야말로 뭣모르고 덤벼들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무대의 두려움을 알게 됐고 ‘뮤지컬 밑바닥에서’는 그 시험대의 시작이다.

“저는 한없이 초라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모르는 게 너무 많구나.. 대극장을 다 알기도 전에 소극장을 오게 됐는데 그게 더 다행인 것 같아요. 사소한 것들에서 실수를 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빨리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오지는 않잖아요. 대극장 무대서 데뷔했을 때도 그렇고 지금 소극장 무대를 통해 연기를 더 배우는 것도 그렇고 단기 속성 과외를 받는 느낌이에요. 정말 행운이죠. 사실 ‘뮤지컬 밑바닥에서’가 더 기대되는 이유는 ‘신인’이라는 핸디캡이 없기 때문이에요.”

최우혁은 ‘신인’이라는 것이 오히려 핸디캡이었다고 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 그를 주목하게 하는데 도움이 됐을지는 몰라도 오히려 이는 그에게 부담과 편견으로 작용됐다는 것.

“사실 전 시간을 역행했어요. 그러다 보니 ‘신인’이라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신인이기 때문에 얻는 선입견도 있었죠. 이번에는 그 ‘신인’이라는 핸디캡을 없애고 오르는 무대가 될 거기 때문에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한편 ‘뮤지컬 밑바닥에서’는 9일부터 5월 21까지 학전 블루에서 공연된다.

[MD인터뷰②]에 계속

[뮤지컬배우 최우혁.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