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6득점' 김인식호 첫 빅이닝, 이렇게만 터져라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이렇게만 터져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 대표팀은 대회 직전 항상 고전했다. 각국 정규시즌 전에 열리는 대회다. 투수의 공에 반응하면서 감각을 키워나가야 하는 타자 입장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는 게 쉽지가 않다.

WBC를 경험해본 타자들도 그렇다. 대회를 매년 치르는 게 아니기 때문에 노하우가 있다고 해도 막상 현실로 닥치면 쉽지 않다. 때문에 지난 1~3회 WBC는 타자들의 컨디션 관리가 최종성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김인식호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요미우리, 요코하마와 잇따라 연습경기를 치렀다. 2패보다 걱정스러운 건 저조한 타격 페이스였다. 예상대로 타자들이 크게 고전했다. 계속 실전을 치르면서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분수령은 25일부터 시작된 국내 평가전이다. 김인식호의 첫 경기는 3월 6일이다. 일주일~열흘을 앞두고 쿠바, 호주, 상무, 경찰과 치르는 5차례 평가전서 타격감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김인식 감독도 수 차례 그렇게 밝혔다.

다행히 쿠바와의 2연전을 계기로 타자들의 감각이 확실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김인식호는 25일 경기서 6-1로 이겼다. 11안타를 쳤고, 특히 두산 베어스 타자들이 7안타를 합작했다. 다만, 18명의 주자가 나간 걸 감안하면 응집력 부문에선 아주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26일 두 번째 경기 7회 6득점이 의미가 있었다. 김인식호는 쿠바 선발투수 블라디미르 바노스에게 적지 않게 고전했다. 4회에는 최형우가 더블아웃으로 물러났고, 양현종이 2실점하면서 흐름을 넘겨준 상태였다. 그러나 5회 이용규의 장타로 1점을 만회했고, 결국 7회 대폭발했다.

김인식호는 7회 손아섭의 우중간 2루타를 시작으로 김하성의 볼넷, 양의지의 1타점 내야안타(상대 실책 포함), 이용규의 1타점 중전적시타, 박석민의 좌선상 1타점 역전 2루타, 민병헌의 희생플라이, 손아섭의 2타점 좌전적시타로 단숨에 6점을 뽑아냈다. 아웃카운트 1개도 소모하지 않고 승부를 뒤집었고, 희생타도 나왔다.

몇몇 타자들은 여전히 타격감이 저조하다. 이들이 더 올라올 여지는 충분하다. 아직 평가전 3경기가 남아있다. 반대로 쿠바와의 2연전을 통해 타격감이 올라온 손아섭, 이용규 등 몇몇 타자들은 오히려 본 대회를 앞두고 다시 페이스가 떨어질 수 있다. 그게 야구다. 더구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본선에 참가할 팀들은 수준급 투수들을 최소 1~2명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안타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결국 찬스에서 응집력이 중요하다. 최소화된 데이터를 갖고 좋은 감각과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손아섭.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