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언론, "강정호 사건에 더 많은 분노 있어야"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강정호 사건에 대한 더 많은 분노가 있어야 한다"

미국 피츠버그 지역 언론 '피츠버그 포스트-가젯'의 론 쿡은 20일(이하 한국시각)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관련한 장문의 칼럼을 게재했다.

강정호는 오프시즌 동안 야구 외적인 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는 지난해 12월 2일 새벽 서울 삼성역 인근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도로 가드레일을 들이 받았다. 의전차량으로 제공 받은 차량을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했다.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4%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이후 검찰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강정호를 벌금 1500만원에 약식 기소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오는 22일 정식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소속팀에서의 비중이 작지 않은 강정호인만큼 이 사건에 대해 피츠버그 구단과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피츠버그 지역 최대 신문사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젯'은 '파이어리츠는 강정호를 그리워하지만 음주운전은 심각한 문제다'라는 칼럼을 썼다.

이 매체는 "강정호는 팀내 최고의 파워 히터다"라면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시카고 컵스와 세인트루이스를 꺾을 수 있는 기회를 얻으려면 주전 3루수 강정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시카고에서 벌어진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가 흐지부지된 일을 언급한 뒤 "한국에서의 일은 보다 명확하다. 그는 3번째 음주운전을 했다. 그리고 사건 현장에서 도주했기에 더욱 복잡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정호 사건에 대한 더 많은 분노가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론 쿡은 "당신은 강정호가 피츠버그 라인업에 포함되는 것을 원할지 모르지만 그가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을 보고 싶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펜실베니아주의 음주운전과 관련한 처벌 수위를 언급했다. 칼럼에 따르면 펜실베니아 지역에서 3번째 음주운전을 하면 알코올 농도에 따라 10일에서 5년까지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또 이 매체는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극도의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지만 팀 합류를 약속했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구단은 강정호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고 있다. 3루수 옵션에 데이비스 프리스, 존 제이소, 필 고슬린, 조쉬 해리슨이 있지만 강정호만큼 좋은 것은 없다. 강정호가 없다면 타선은 약해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강정호의 실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연이은 사건사고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

마지막으로 '피츠버그 포스트-가젯'은 "2017년 강정호가 PNC파크에 처음 나설 때 팬들의 반응을 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 그는 2015년 9월 다리 부상을 입은 뒤 컵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타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지난 여름 시카고에서 혐의를 받았을 때에도 부정적인 시선은 많지 않았다"고 전한 뒤 "강정호가 홈런이나 결정적 안타를 치면 팬들은 다시 그를 응원할 것이다. 하지만 야구장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강정호가 운전하는 것을 보지 않을 때 더 기뻐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강정호의 음주운전이 심각한 문제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강정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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