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신 후지카와 ‘22번’ 복귀…오승환 등번호

[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오승환 때문에 나쁜 이미지 박힌 번호”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전 ‘수호신’ 후지카와 규지(37)가 등번호를 22번으로 변경했다. 이로서 후지카와는 2012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오승환에게 넘겼던 자신의 등번호를 4년 만에 되찾았다.

한신의 과거 영광을 이끈 후지카와는 1999년부터 2012년까지 통산 42승 25패 220세이브 평균자책점 1.77의 기록을 남겼다. 일본 최강의 중간계투이자 마무리로 활약한 그는 2006, 2009년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연속우승에 기여하며 국제무대에서도 맹활약, 이를 바탕으로 2012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좀처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3년 간 1승 1패 평균자책점 5.74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으로 복귀한 후지카와는 등번호 ‘18’번을 달고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4년 만에 친정 복귀였지만 성적은 과거로 돌아가지 못했다. 43경기서 5승 6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해 썩 만족스러운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2일 구단과 재계약에 합의한 후지카와는 등번호를 22번으로 바꾸며 부활을 약속했다. 그는 재계약 소감으로 “팬들이 생각하고 있는 ‘후지카와=22번’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키고 싶었다. 구단이 등번호 변경을 허락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한신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22번을 달았던 오승환이 도박 혐의로 팀을 떠나 번호에 나쁜 이미지가 붙어 있었다. 다른 선수에게 제시하기 어려운 번호였는데 부활의 의미로 후지카와가 다시 달아줘 고맙다”며 후지카와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신의 22번은 오승환이 후지카와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물려받은 등번호다. 마무리 자리를 이어받는다는 의미로 구단은 당시 비어있던 22번을 오승환에게 제시했다.

오승환은 2년 연속 구원왕에 오르며 한신의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지만 불법 원정도박 혐의와 메이저리그 진출이 겹치면서 한신을 떠났다.

[후지카와 규지(상), 오승환(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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