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진의 틈] "시상식만 5시간인데"…tvN 스타들만 행복했다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다음에 tvN이 상을 만든다면 스태프상도 만들어주면 고맙겠다."

남자 배우상을 거머쥔 배우 이성민의 수상 소감은 다시 한번 곱씹어 볼만하다. '미생' '기억' 등 tvN 드라마에서 묵직한 연기로 전율을 자아낸 그는 함께 고생 한 스태프의 노고를 결코 잊지 않았다.

이성민은 "스태프상 만들면 어떻겠냐"는 '미생' 김원석 감독과 나눈 대화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스태프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참석하지 못한 모든 드라마, 예능 스태프들과 함께 이 상의 영광을 같이하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화면에는 무대 아래 앉아 있던 김혜수의 얼굴이 포착됐는데, 이 발언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커다란 성원과 기대 속에 개최된 tvN10 어워즈는 특유의 자유분방함을 시상식으로 옮겨 모두가 열광하는 자리로 만들었다. 중량감 넘치는 배우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초청가수의 무대에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배우와 코미디언이 경계 없이 어울렸고,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 '화성인 바이러스' '롤러코스터' '택시' 등 대표 장수프로그램의 공로를 인정하며 지난 10년을 되새긴 의미 있는 시상식이었음이 분명했다.

다만 이성민의 지적대로 드라마·예능 부문을 막론하고 스태프는 이번 시상식에서 제외되다시피 했다. 진행만 무려 5시간여에 달했고 노예상, 개근상 등 이색 수상 목록도 존재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할애한 상이 제로라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스태프상이라는 것이 영화 시상식에서나 볼 법한 부문이지만 지상파 보다 세련되고 합리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tvN이라면 가능했을 일인지도 모르겠다. 겉모습만 그럴 듯했던 '모두의 축제'가 이성민의 개념 발언으로 변화를 줄 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tvN 방송 화면 캡처]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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