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엣' 피에스타 린지·멜로디데이 여은, 재발견 기회 잡은 보컬돌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걸그룹 피에스타 린지와 멜로디데이 여은이 실력파 메인 보컬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뽐냈다 .

16일 방송된 MBC 추석특집 ‘듀엣가요제’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레전드 가수 설운도, 변진섭, 김완선, 박남정, 박미경, 신효범, 김종서가 까마득한 후배 가수와 팀을 이뤄 듀엣 무대를 펼치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우승은 흥겨운 댄스 퍼포먼스를 더한 박남정과 브로맨스 박장현에게 돌아가며 이목이 쏠렸지만 한 번의 특집 무대로 끝내기엔 아쉬운 걸그룹 보컬들의 실력이 새삼 재조명된 시간이기도 했다.

린지가 속한 피에스타는 최근 ‘언프리티 랩스타2’로 존재감을 폭발시킨 래퍼 막내 예지와 예능 대세로 급부상한 차오루로 인지도를 높이긴 했지만 아직 한 번도 정상에 서보지 못한 5년차 걸그룹으로 목마름이 있었다.

특히 피에스타의 메인 보컬임에도 주목 받지 못했던 린지는 이날 변진섭과 함께 이문세의 ‘그대와 영원히’를 선보이며 혼자서는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기회를 잡았고 우리가 몰랐던 보컬 린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린지에게 이날 무대는 언젠가 자신을 알아주길 바라며 연습실에서 밤새워 온 절박함이 더해진 무대였고 모두를 놀라게 했던 높은 음역대의 목소리에 청아한 감성 보컬이 더해지며 피에스타 메인보컬 린지를 각인시켰다.

소속사에 따르면 린지는 서태지의 노래로 엮어 만든 뮤지컬 ‘페스트’에 직접 오디션 응시해 피에스타 활동과 병행하면서도 당당히 실력으로 여주인공을 꿰찼고 현재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노래 실력에 뮤지컬로 일취월장하고 있는 감성 연기가 더해지며 더욱 빛이 날 린지의 무대가 또 한 번 기다려지는 이유다.

지난해 MBC ‘일밤-복면가왕’에 9대 가왕으로 등극하며 아이돌 걸그룹 중에는 EXID 솔지, 에프엑스 루나에 이어 세 번째로 가왕에 등극하며 화제를 모았던 멜로디데이 여은 역시 데뷔 3년 차에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걸그룹이다.

이날 김종서와 호흡을 맞춰 양희은의 ‘상록수’로 듀엣 무대를 펼친 여은은 다소 어려운 선곡에도 불구하고 내공이 빛나는 실력으로 태어나기 한참 전인 노래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감동을 안겼다. 이에 MC 성시경은 “여은 씨가 참 잘하는 게 옛날 노래라 어색할 수 있었을 텐데 자기 것처럼 소화해 냈다”고 칭찬하기도.

10년이란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쳐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버텨온 악바리 근성으로 가왕 출신다운 보컬력을 또 한 번 증명해 낸 여은은 한동근이 ‘듀엣가요제’를 통해 역주행 신화를 이뤘던 것처럼 멜로디데이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는 간절함이 담긴 무대로 절실함을 전달했다.

여은이 속한 멜로디데이는 유명 성우 안지환의 딸 예인과 배우 장동건의 오촌 조카 유민이 속한 걸그룹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고 최근에는 막내 멤버 차희가 KBS2 ‘해피투게더’를 통해 포털 검색어를 장악하며 화제를 모으는 등 멤버별로 색깔이 다채롭다. 여기에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주군의 태양', ‘내딸 서영이’, '응답하라 1988', ‘미녀 공심이’, ‘W’까지 인기 드라마의OST에 잇달아 참여한 숨은 OST 강자이기도 하다.

걸그룹이란 틀에 갇혀 드러나지 않았던 실력파 메인 보컬들의 무대가 일회성 추석특집으로만 끝내기엔 분명 아쉬운 무대였다.

[사진 = MBC 제공, MBC 방송 화면 캡처]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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