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정글이 알고싶다"…김상중X김병만, 우리가 몰랐던 속내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괜히 터줏대감이 아니었다. 배우 김상중과 개그맨 김병만이 SBS 간판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진행자로서 남다른 사명감을 드러냈다.

김상중과 김병만은 15일 오후 방송된 SBS 추석특집 예능 '48시간 정글의 법칙 with 김상중'(이하 '정글의 법칙')에서 그동안 감춰왔던 속내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각각 '그것이 알고싶다'를 8년간, '정글의 법칙'을 5년 동안 책임져온 잔뼈가 굵은 MC로서, 서로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쉽게 꺼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 김병만이 김상중에게 "나는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다가 그 감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린 적이 있다. 평정심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거 같은데 진행하면서 힘든 적은 없었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김상중은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분노가 들끓는다. 이걸 다 담고 임한다면 브라운관을 깨고 나가야 할 거다"라며 "중립을 지키기 위해 감정 컨트롤을 제대로 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립을 유지하지 못했던 순간도 고백했다. 그는 "내가 마인드 컨트롤을 하지 못하고 한 번 무너졌던 때가 있었다"라며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을 보도했을 당시를 떠올렸다.

김상중은 "마지막 멘트를 내뱉는데 그때는 정말 내 감정을 추수를 수가 없었다. 리허설하면서부터 울컥했었다. 본 방송 때는 안 그러겠지 했는데 결국 눈물을 보였다"라며 "이러면 안 됐는데 아마 이런 모습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고 얘기했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에 임하는 그의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또 그는 '그것이 알고싶다'를 진행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범인의 윤곽이 좁혀지고 이후 경찰의 수사 끝에 진범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으면 뿌듯하다"라며 "또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오래 전에 다뤘었는데 방송 뒤 점차 확산돼 공론화되고 사회가 변화하는 모습을 봤을 때 굉장히 보람찼다"고 말했다.

김상중은 "이제는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나라는 고민을 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프로그램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그럼 나는 뭐 먹고 사느냐"고 장난스럽게 대답하면서도 이내 "만약 나보다 더 능력 있는 누군가가 등장한다면 진행자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내가 좀 더 괜찮은 거 같다"고 밝혔다.

김병만도 허심탄회하게 '정글의 법칙' 생존 달인의 무게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이렇게까지 프로그램이 길게 갈지 몰랐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만약 정말 정글에서 조난을 당했다면 계속 코코넛을 따먹고 있으면 된다. 하지만 방송에서 그럴 수 없지 않느냐. 항상 다양한 그림을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에 사실 힘들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을 가하는 그였다. 김병만은 "어떤 분들은 우리 방송을 보는 이유가 그림 같은 풍경이 좋아서다. 구석 구석 다, 더 좋은 풍경을 보여드리려 힘 쓰고 있다"라며 "처음에는 '정글의 법칙' 같은 프로가 없었는데 요즘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생기고 있다. 그래서 새롭게 변화된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내 시간들을 배우는데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글의 법칙'을 맡기 이전에는 행사도 다니고 나름 내 스케줄이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시간들을 학문을 배우러 다니는데 쓰고 있다.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학교 다닐 때 안 읽던 책도 읽고 지속적으로 공부한다"라며 "방송에선 날카로운 작살보다는 맨손으로 잡으려 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중은 그런 김병만의 마음을 읽고 진심어린 응원을 보냈다. 그는 "달인이 그냥 탄생한 게 아니다. 이 같은 노력이 있었기에 5년 동안 '정글의 법칙'이 이어질 수 있었던 거다"고 공을 돌렸다.

[사진 = SBS '48시간 정글의 법칙 with 김상중' 방송 화면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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