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현 없었다면' NC의 끔찍한 상상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마운드에 다시 오르는 것만으로도 기적이었다. 암 투병 끝에 우리 곁으로 돌아온 NC 투수 원종현(29)은 이제 NC 마운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원종현은 NC에게 있어 '구원투수' 그 자체다. NC는 원종현이 돌아오자마자 15연승이란 위업을 달성했다. 불펜이 지치기 시작하는 시기에 돌아와 활력소로 떠올랐다.

김경문 NC 감독은 "원종현이 팀이 필요한 타이밍에 와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덕분에 불펜이 훨씬 좋아졌다"라고 만족을 감추지 않았다.

NC는 이태양의 승부조작 파문, 이재학의 승부조작 연루설 등으로 최금강, 구창모 등 불펜에서 역할을 하던 선수들을 선발로 전환시키는 승부수를 던져야 했다. 올해 선발로 전환한 이민호는 다시 불펜으로 돌아간 상태이지만 짧은 이닝을 효과적으로 막는 것보다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있다. 마무리투수로도 뛰었던 김진성 역시 팀의 궂은 일을 맡는 중이다.

결국 자연스럽게 원종현이 필승조의 역할을 맡게 됐다. 만약 원종현마저 없었다면 NC의 불펜은 솟아날 구멍 조차 없었을지도 모른다.

팀 사정상 한 회를 넘게 던지는 일도 부지기수. 점점 시즌이 지날수록 비중이 커지다보니 부담도 커진 게 사실이다. 원종현은 지난 24일 마산 KIA전(1⅔이닝 2피안타 3실점), 27일 마산 넥센전(⅔이닝 2피안타 3실점)에서 연달아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의지를 불태워 기적처럼 다시 마운드에 선 것처럼 결코 주저앉지 않았다. 30일 수원 kt전에서 1⅓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고 9회말 임창민에게 바통을 넘겼다. NC는 5-3으로 승리했다.

지금 NC는 1위 두산을 힘겹게 따라 붙고 있고 3위 넥센의 추격 역시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접전도 잦아 원종현을 찾아야 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래도 원종현에게 많은 짐을 안기지 않으려고 한다. 연투가 필요할 때마다 선수 본인은 "괜찮다. 던질 수 있다"라고 의욕을 보이지만 팀에서는 관리가 뒤따라야 함을 '명심'하고 있다.

원종현은 복귀할 당시만 해도 "나는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원종현 없는 NC 불펜은 상상하기가 어렵다.

[원종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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