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초상승세, 일시적인가 극적인 진화인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의 초상승세. 어떻게 봐야할까.

시즌 첫 6연승이다. 29일 광주 LG전서는 이범호가 KIA의 시즌 첫 끝내기승리를 이끌었다. 승패 적자가 -4까지 좁혀졌다. 순위는 8~9위서 5위로 점프했다. 6월에만 두 차례 5연패에 빠졌던 그 팀이 맞나 싶다.

어느 팀이든 연승과 연패를 할 수 있다. KIA 역시 6월 초~중순 3승10패라는 심각한 부진을 겪었으니 상승세를 탈 때도 됐다. 그렇다면 지금의 초상승세가 일시적인 흐름일까. 아니면 팀 전체적인 경쟁력 향상의 증거일까.

▲점점 단단해진다

KIA 타선은 기복이 심하지만, 평균적으로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김기태 감독은 최대한 많은 야수를 1군에서 기용, 내부적인 경쟁의식을 극대화하는 지도자다. 그래서 1~2군 엔트리 변동이 비교적 잦다. 안정감이 떨어지는 약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김호령처럼 붙박이 주전으로 정착된 케이스도 있다.

최근 눈에 띄는 건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라인업의 변동폭이 좁아졌다. 김주찬~이범호~브렛 필~서동욱으로 이어지는 3~6번 타순은 거의 매 경기 유지된다. 테이블세터와 하위타선은 변동 폭이 크지만, 나름의 기준도 보인다. 예를 들어 김호령의 경우 특별히 부진하거나 아프지만 않으면 1~2번에 고정된다. 그 결과 최적의 라인업이 구축되면서 득점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적절한 변화와 안정감이 공존하는 느낌이다.

결정적으로 17~19일 잠실 LG 3연전부터 심동섭과 한승혁이 가세하면서 불펜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6월 초 급격히 흔들리면서 패배 빌미를 제공한 김광수와 홍건희도 자연스럽게 부담을 덜어냈다. 그 결과 현재 KIA 불펜은 최근 몇 시즌을 통틀어 가장 좋은 짜임새를 뽐낸다. 내달 1일부터 임창용이 마무리로 대기하면 위력은 극대화된다.

최근 타선 상승세에 불펜마저 안정감을 더하면서 양현종,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로 이어지는 1~3선발 등판일 승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6연승을 떠나서 팀 자체가 단단해진 건 분명하다. 한 야구관계자도 "6월 초 침체 후 일시적으로 잘 나간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극적으로 팀이 정비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남은 과제들

여전히 좀 더 검증이 필요한 파트도 있다. 허약한 4~5선발이다. 윤석민의 장기 결장, 임준혁의 부상 공백과 부진에 따른 2군행으로 4~5선발은 임시로 운영된다. 정황상 임시 4~5선발 체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부분은 불펜 과부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힘겹게 불펜 짜임새를 갖춘 KIA로선 상상조차 하기 싫은 대목. 4~5선발 등판일에 흐름이 끊기면 연승은 물론이고 꾸준히 승수를 쌓는 것 자체가 힘들어진다.

이밖에 최적의 하위타선 구축, 9월 제대하는 안치홍과 김선빈 활용법 마련 등 몇 가지 과제가 남아있다. 후반기 극심한 순위다툼서 김기태 감독이 내세울 수 있는 승부수 역시 짚어봐야 한다. KIA 리빌딩의 결론과도 연관된 부분. 이 모든 것들이 KIA의 완벽한 진화를 위한 마지막 과제다.

최근 KIA의 상승세는 분명 일시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6연승 내용 자체가 좋았다. 하지만, 완벽한 진화라고 말하기에도 애매한 부분들이 있다. KIA가 진짜 한 단계 성장했는지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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