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TV] '비정상' 브렉시트 긴급토론, 세계판 '썰전'을 보다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전 세계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브렉시트 사태. 시즌2 들어 높아진 평균연령만큼이나 깊은 식견을 보유한 멤버들이 각국의 입장을 대변하며 첨예한 토론을 벌였다.

27일 밤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 104회에서는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는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사태를 놓고 긴급 토론이 벌어졌다. 토론에는 일일 영국 비정상으로 에밀 프라이스가 함께 했다.

이날 에밀은 자신이 브렉시트 반대론자임을 밝히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영국 사람들이 탈퇴를 원하게 된 이유는 이민자 문제 때문이다. 이들은 이민자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생각했다. 지금 영국에서는 세대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있다. 고령층은 탈퇴를 하고 싶어했다"고 고국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격론이 벌어졌다. 프랑스 대표 오헬리엉은 "브렉시트는 영국과 EU 모두에게 잘 된 일이다. 영국이 경제적으로는 EU에 참여했지만, 정치적으로는 하지 않았다. 섬나라이기 때문에 개성이 너무 강했다"며 영국의 이탈에 대해 찬성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에밀은 "브렉시트가 영국은 몰라도 EU에 좋다는 건 말이 안된다. 영국이 EU 분담금이 그동안 3위였다. 이제 그걸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 EU는 재정 위기에 빠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탈리아 대표 알베르토도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EU를 통해 모든 나라가 이득을 봤다. 그런데 지금 당장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나가버리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다. 영국은 자발적으로 왕따를 선택한 것이다. 런던이 지금까지는 EU 금융의 중심지였지만, 이제는 다른 곳을 알아볼 것이다"고 말했다.

또 알베르토는 "EU의 입장에서 영국은 버릇없는 아이다. 그동안 EU는 영국에게 파운드화 사용, 자동차 운전석 우측 유지, 국경개방조약 미가입 허가 등 특별대우를 해줬다. 그런데 이제와서 탈퇴를 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잔류를 지지한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떨어져 나갈 경우 잉글랜드와 웨일즈로는 국제적 영향력을 가질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국의 최대 우방인 미국 대표 마크도 브렉시트에는 반대 의사를 보였다. 그는 "민주주의를 믿는 나라로서 이번 결정이 민주적으로 이뤄졌다고 본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절대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에게 영국은 유럽으로 통하는 다리였다. 그런데 이번 결정으로 미국은 영국과 유럽을 모두 따로 상대해야 하는 외교적 부담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인도 대표 럭키는 현실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냉정하게 말하면 이번 일로 인한 영국의 위기가 아시아 국가들에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인도에서는 브렉시트를 반기는 분위기도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사실 이번 투표 과정에는 민주주의의 약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캐나다 대표 기욤은 "영국의 이번 결정은 바보 같아 보이는 부분이 있다. 투표 이후 영국의 포탈 사이트에 'EU가 뭔가요?'라는 검색어가 순위권에 등장했다고 한다. 결국 EU가 뭔지도 모르고 탈퇴 투표를 한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고 지적했고, 럭키는 "또 브렉시트에 찬성한 한 사람은 투표의 이유가 '유로 2016 축구가 보기 싫어서'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토론은 "탈퇴를 반대했던 젊은 세대는 이제 이번 결과를 평생 짊어지고 가야한다. 서로를 비난하기 보다는 결과를 보였으면 한다"는 에밀의 말로 마무리됐다.

브렉시트 문제에 직접 연관된 유럽 비정상 외에도 인도 대표 럭키, 미국 대표 마크 등의 참여로 토론은 수준 높게 진행됐다. 시즌2에 들어서며 비정상들의 평균 연령대를 높이고, 다양한 직업군을 참여시킨 결과물이기도 했다. 이날 펼쳐진 첨예한 토론은 향후 시사, 정치 등 기존보다 폭 넓은 주제에서도 '비정상회담'이 의미 있는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