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에이스’ 롯데 레일리가 지닌 숨은 가치

[마이데일리 = 대전 이후광 기자] 레일리가 올 시즌 사실상 에이스다운 투구로 팀을 이끌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2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7차전에서 연장까지 접전 끝에 4-2 승리를 거뒀다. 한화전 4연패 탈출이자 23일 KIA전 무기력한 패배를 극복하는 값진 승리였다.

그리고 이날 승리 뒤에는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의 호투가 있었다. 레일리는 1회말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홈런포를 허용했으나 이내 안정감을 찾고 6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틀어막았다.

초반 난조를 딛고 레일리가 긴 이닝을 소화하며 한화 타선을 1점으로 묶은 부분이 이날 추격의 발판으로 작용했다. 경기 후 롯데 조원우 감독과 주장 강민호는 모두 “레일리가 1회 실점에도 끝까지 잘 던져줘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레일리는 지난 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해 2선발 위치에서 31경기 11승 9패 평균자책점 3.91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이를 바탕으로 재계약에 성공, 올해 역시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에 이어 2선발을 맡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린드블럼보다 더 안정적인 투구로 팀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레일리의 시즌 성적은 15경기 6승 5패 평균자책점 3.11. 그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역시 이닝 소화 능력이다. 에이스의 덕목 중 가장 핵심 요소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 레일리는 올 시즌 15경기에서 무려 98⅓이닝을 소화했다.

이는 양현종(KIA), 김광현(SK)에 이어 리그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외인 중에서는 헥터 노에시(KIA)와 함께 공동 1위. 롯데는 경기당 최소 6이닝 이상은 책임지는 그의 활약에 에이스의 부진에도 한숨을 돌린 적이 많았다.

또한 다른 세부적인 기록을 살펴봐도 레일리가 현재 각 팀의 에이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퀄리티스타트는 10회로 김광현, 양현종에 이어 리그 공동 3위이며 평균자책점 역시 신재영(넥센), 장원준(두산)에 이어 3위(3.11)다. 피안타율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도 상위권에 속한다.

레일리는 좋은 성품을 지닌 외인으로도 유명하다. 롯데 선수단과 별 탈 없이 융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생활 측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 롯데 관계자는 “레일리만큼 팀과 잘 어울리는 외인을 찾기 힘들다.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선수다”라고 칭찬한다.

조 감독 역시 “선발 마운드가 흔들리는 가운데 레일리가 충실히 선발투수의 역할을 이행해주고 있어 고맙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실질적 에이스’ 레일리의 호투에 롯데가 웃고 있다.

[브룩스 레일리.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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