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4일만의 선발 등판’ kt 장시환, 관건은 완급 조절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뒷문을 지키던 장시환이 3년 9개월여 만에 앞으로 이동한다.

kt 위즈는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5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kt 조범현 감독은 이날 선발투수로 kt 입단 이래 줄곧 뒷문을 지켰던 장시환을 예고했다. 지난 2012년 9월 16일 한화전(4이닝 2실점) 이후 무려 1354일만의 선발 등판이다.

천안북일고 출신의 장시환은 지난 2007년 현대 유니콘스 2차 1라운드 2순위로 프로에 입단했다. 당시 그의 이름은 장시환이 아닌 장효훈. 그러나 현대와 넥센 시절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2013년 효훈에서 시환으로 개명까지 단행했다. 결국 장시환은 2014시즌을 끝으로 넥센 생활을 접고 특별지명을 통해 kt로 이적했다.

장시환에게 kt행은 새로운 기회이자 프로 데뷔 후 처음 맞이하는 전성기의 시작이었다. 지난해 4월 22일 수원 SK전에서 구원 등판해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냈고 조 감독의 신뢰 아래 묵직한 직구를 바탕으로 신생팀 kt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지난 시즌 성적은 47경기 7승 5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98.

시련도 있었다. 지난해 9월 런 다운 플레이 도중 그라운드에 미끄러지며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된 것. 복귀까지 약 1년의 기간이 예상됐지만 피나는 노력 끝에 복귀 시점을 4개월가량 앞당겼고 올 시즌 현재(1일 오전)까지 18경기에 나서 1승 3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2.39로 순항 중이다.

조 감독은 지난달 25일 요한 피노의 부재,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선발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장시환을 선발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시환은 지난달 19일 휴식 차 내려간 2군에서 100개의 불펜 피칭을 통해 선발 전환을 준비했다. 장시환이 빠진 뒷문은 당분간 김재윤이 책임진다.

조 감독은 5월 31일 롯데전에 앞서 장시환 선발 등판에 대해 “투구수를 많이 가져가진 못할 것이다. 점진적으로 늘려갈 생각이다”라며 “줄곧 마무리 위치에서만 던졌기 때문에 완급조절에 대한 적응이 관건이다. 긴 이닝 동안 타자를 읽어가며 던질 줄 알아야 한다. 본인도 선발 마운드에서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수비 실책과 외인 투수들의 부진으로 3연패에 빠지며 리그 9위(19승 2무 28패)까지 내려앉은 kt. 장시환이 흔들리는 선발진의 중심을 잡고 kt의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장시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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