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인생의 최고 흑역사 마저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프로웃음꾼'이자 '프로탕진러'인 개그맨 김준호의 힘이다.

2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에서는 서해의 아름다운 섬을 방문하는 '매혹의 섬 크루즈 여행' 특집 두 번째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의 백미는 율도에서 이뤄진 일명 '카지노' 게임이었다. 유호진 PD는 "이번 게임은 크루즈 여행의 꽃, 카지노 게임이다"고 발표했고, 모두의 시선은 자연히 관련 흑역사를 가진 김준호에게로 쏠렸다.

"드디어 오늘 김준호의 진짜 눈빛을 볼 수 있다"는 동생들의 놀림에, 김준호는 "너희가 그런 리액션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도대체 뭐 하자는 거냐?"고 유호진 PD에게 물었다. 이를 들은 가수 김종민은 "(김준호가) 옛날에 했던 그거"라고 돌직구를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상황을 받아들인 김준호의 자폭개그쇼가 시작됐다. "포카칩이 먹고 싶다"며 입을 연 김준호는 현금을 칩으로 바꿔주는 유 PD를 향해 "이게 레저인지, 도박인지 정확한 판례가 없다. 우리가 잘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딜러 역할을 맡은 작가를 향해서는 "중간에 딜러를 바꿀 수는 없다" 등 카지노 지식을 뽐내 멤버들을 폭소케 했다.

독한 상황을 준비한 유호진 PD와 이를 웃음으로 승화시킨 김준호에게 '예능신(神)도 화답했다. 본 게임의 정체는 율도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과 '동전 홀짝게임'을 하는 것이었다. 멤버들의 승리 요건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닌, 배가 들어오기 전에 모든 돈을 탕진해야 하는 것이었다.

타 멤버들이 예상밖의 승리로 당혹스러워하고 있을 때 "잃어야 하는 거지?"라며 자리에 앉은 김준호는 무서운 속도로 돈을 잃어나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전 재산을 잃은 김준호는 "나도 소름 끼쳐"라고 소감을 말했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마을 어르신과 멤버들은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유호진 PD는 김준호의 활약에 '프로탕진러', '탕진요정' 등의 코믹한 별명을 선물했다.

독한 제작진과 이를 웃음으로 만들 줄 아는 최고의 연기자가 함께 한 '1박2일'의 명장면이었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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