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환, 극적인 변화와 새로운 도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윙이 간결해졌다."

두산 김재환은 6일 잠실 롯데전서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그러나 단 1경기 부진으로 올 시즌 초반 김재환의 가치를 설명할 수 없다. 지금까지 그의 활약은 괜찮다. 18경기서 타율 0.347 7홈런 19타점 12득점.

두산이 치른 28경기 중 10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개막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진호의 부진을 틈타 4월 10일 1군에 등록, 맹활약 중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좌익수 수비훈련을 받았다. 타격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김태형 감독의 멀티포지션(좌익수-1루수) 지시였다. 박건우와 번갈아 좌익수로 나섰다. 수비 안정감에선 박건우에게 밀린다. 대신 한 방 능력을 앞세워 어필했다. 닉 에반스가 2군에 내려간 뒤 지명타자 출전비중을 높였다. 주전 1루수 오재일이 옆구리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간 뒤에는 1루수로 기용됐다.

시즌 초반 홈런 생산력이 눈에 띈다. 홈런 공동 2위를 달리는 최형우(삼성), 에릭 테임즈(NC), 정의윤(SK)은 붙박이 주전들이다. 이들은 124, 114, 129타석을 각각 소화했다. 그러나 김재환은 54타석 소화에 불과하다. 49타수 7홈런, 정확히 7타수당 1홈런. 엄청난 페이스다.

▲간결해진 스윙

김태형 감독은 2015시즌 초반에도 김재환을 주전 1루수로 밀어붙였다. 실패로 끝났지만, 김 감독은 김재환의 재능을 심상찮게 바라봤다. 당시에도, 올 시즌에도 김 감독의 평가는 변함 없다. "타구의 질이 남다르다. 타구 스피드만 보면 리그 최정상급"이라고 했다.

김재환은 타구를 멀리 날리는 소질이 남다르다.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 대단하다. 김 감독도 "장타력은 어느 정도 타고 나야 한다"라고 했다. 다만, 풀타임 주전경험이 없는 탓에 슬럼프를 극복하는 요령이 부족했다.

장타력에 정교함이 가미될 필요가 있었다. 김 감독은 "타격코치와 함께 캠프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라고 회상했다. 스윙 궤도가 수정됐다. 테크닉 자체가 업그레이드 됐다는 게 김 감독 설명. "스윙이 간결해졌다. 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홈런을 칠 수 있는 폼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장타를 칠 수 있는 스윙 궤적은 다르다"라고 했다. 지금 김재환은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이상적인 폼을 장착했다. 김 감독은 "지금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어떤 투수를 만나더라도 똑같은 폼으로 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새로운 도전

그동안 김재환은 줄곧 7~8번 타자로 나섰다. 그러나 오재일이 6일 1군에서 제외됐다. 1군에 등록된 닉 에반스가 당장 주전으로 나서지 못했다. 김 감독은 홍성흔을 지명타자로 쓰지만, 하위타선에 배치한다. 결국 김재환은 2경기 연속 전격적으로 4번에 배치됐다. 그만큼 그에 대한 김 감독의 기대치가 높다.

현재 두산은 확실한 주전 4번타자가 없다. 오재일이 옆구리 통증을 딛고 돌아오면 다시 4번을 꿰찰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당분간 김재환이 4번타자로 기회를 얻을 것이다. 그 기회를 살리면 오재일이 돌아와도 팀 내 입지는 오히려 단단해진다. 더구나 김재환은 1루수, 지명타자뿐 아니라 좌익수로도 나설 수 있다. 활용빈도가 높은 상황서 4번으로서 가치를 높일 절호의 기회다.

중심타선에 배치되는 타자와 하위타선에 배치되는 타자는 상대 견제의 강도가 다르다. 더구나 김재환은 올 시즌 남다른 홈런생산력을 과시하고 있다. 조금씩 타 구단들의 견제가 높아지는 시점. 4번 타순에 꾸준히 들어설 경우 견제 강도가 더 세질 게 자명하다. 극복할 경우 확실한 중심타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김재환의 역대 1군 최다출전 시즌은 2014년이었다. 당시 단 52경기에 나섰다. 아직 두산의 정규시즌은 116경기가 남아있다. 116경기서 부딪힐 상대 집중견제와 체력문제는 김재환에겐 새로운 도전이자 숙제다.

[김재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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