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이 말하는 살 빠진 유희관과 달라진 두산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두산 유희관은 올 시즌에도 순항하고 있다. 5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4.30. 4월 2일 대구 삼성전(5⅓이닝 5실점), 9일 잠실 넥센전(3⅓이닝 7실점)서 좋지 않았다. 그러나 15일 잠실 삼성전(6⅔이닝 무실점), 22일 잠실 한화전(7이닝 1실점), 28일 잠실 SK전(7이닝 1실점)서 잇따라 호투, 좋은 페이스를 찾았다.

유희관도, 유희관을 둘러싼 두산도 2015년과는 조금 달라졌다. 일단 유희관은 스프링캠프에서 체중을 다소 감량했다. 그리고 두산의 전력은 지난해에 비해 훨씬 안정감이 있다. 특히 탄탄한 1~4선발이 돋보인다.

▲93kg

유희관은 "93kg이다. 매일 몸무게를 잰다.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라고 했다.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유희관의 몸무게는 100kg이 넘은 듯하다. 올 시즌에는 주변의 권유로 살을 뺐다. 시드니,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식이요법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했다. 얼굴이 홀쭉해졌다. 배도 조금 들어갔다.

유희관은 "살을 빼니까 좋다. 투구밸런스가 좋아졌다. 구속도 조금 더 나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시즌 첫 2경기서 부진하자 다이어트 부작용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한용덕 수석코치에 따르면 그렇지는 않았다. 최근 3경기서 특유의 정밀한 제구력이 되살아났다. 오히려 최근 130km 후반의 직구 구사 비율이 높아졌다.

한 수석코치는 "유희관이 과감하게 몸쪽 직구로 승부할 때 결과가 좋았다"라며 공격적인 볼배합을 강조했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싱커, 좌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커브 위주의 볼배합에 몸쪽 직구, 좌타자 몸쪽 싱커 비율을 높였다. 유희관은 "너무 맞지 않으려다 보니 투구수만 늘어났다"라고 했다. 28일 SK전의 경우 초반에 투구수가 많았으나 중반 이후 공격적인 볼배합으로 투구수를 줄이면서 호투했다.

▲달라진 분위기

올 시즌 초반 두산을 두고 많은 야구관계자가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 여유가 생겼다"라고 말한다. 김태형 감독도 인정한다. 기본적으로 야구센스가 좋은 선수가 즐비하다. 그들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통해 좋은 경험을 했다. 확실히 올 시즌 초반 두산은 승부처에서 여유있게 풀어간다.

유희관도 고개를 끄덕였다. "질 것 같지가 않다"라고 했다. 이어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방심하지는 않는다. 유희관은 "우리도 계속 좋을 수는 없다. 언젠가 연패를 할 수도 있다. 방심하면 안 된다"라고 했다. 이어 "경기흐름을 보고 던진다. 사소한 실수로 승부가 갈릴 것 같은 팽팽한 경기가 있다. 그럴 때는 더 신중하게 던진다"라고 했다.

▲선의의 경쟁

두산 선발진은 막강하다.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 마이클 보우덴으로 이어지는 1~4선발은 리그 최강. 5선발 노경은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다. 대신 허준혁이 시즌 첫 선발등판서 호투하며 5선발로 자리매김했다.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 보우덴은 지난달 29일까지 20경기서 15승1패를 합작했다. 니퍼트의 경우 5경기에 등판해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보우덴이 지난달 28일 광주 KIA전서 6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면서 1~4선발에서 처음으로 패전이 나왔다. 그 역시 28일 이전까지는 4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수를 쌓았다.

유희관은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은근히 선의의 경쟁이 되더라. 누가 먼저 질까 의식이 된다"라고 했다. 선의의 경쟁이 시너지효과를 낸다. 그는 "경쟁이 나 자신에게도, 팀에도 도움이 된다. (장)원준이 형의 경우 같은 좌완이니 의식이 된다"라고 했다. 특히 새롭게 선발진에 가세한 보우덴을 두고 "마운드에서 집중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볼넷도 거의 내주지 않는다. 보고 느끼는 게 많다"라고 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두산 마운드의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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