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오재원, 14구 투런포로 2실책 악몽탈출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집념의 오재원이다.

두산 오재원에게 29일 광주 KIA전은 올 시즌 최악의 경기였다. 타석에선 1안타 1득점으로 그럭저럭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수비에선 체면을 구겼다. 두산 털옹성 내야의 핵심이자 센터라인의 핵심인 오재원답지 않았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1-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1루서 서동욱이 평범한 2루수 땅볼을 쳤다. 오재원 정면으로 향하는 타구였다. 그러나 오재원은 타구를 잡았다가 놓쳤다. 다시 잡아서 급하게 1루에 던졌으나 빗나가면서 실책으로 기록됐다.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은 2사 주자 없어야 할 상황 대신 무사 1,2루 위기를 맞이했다. 결국 무사 만루서 이성우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오재원의 실책이 동점으로 연결되는 빌미를 제공했다.

1-1 동점이던 5회말. 이번에는 1사 1루였다. 김원섭이 역시 평범한 2루수 땅볼을 날렸다. 그러나 오재원이 또 다시 잡다가 놓쳤다. 더블플레이로 이닝이 종료됐어야 했지만,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결국 보우덴은 브렛 필에게 결승 1타점 중전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나지완의 희생플라이, 이범호의 좌중간 1타점 2루타가 잇따라 나왔다. 두산은 1점도 내주지 않아야 할 상황서 3실점하며 무너졌다.

그러나 국가대표 2루수 오재원의 멘탈은 강인했다. 단 하루만에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며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을 변함 없이 6번 2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오재원은 2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 3회 볼넷, 5회 우월 투런포로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수비에선 단 하루만에 철옹성으로 돌아왔다.

특히 3-2로 앞선 5회초 1사 1루 상황서 나온 투런포가 돋보였다. KIA 선발투수 지크 스프루일에게 14구 접전 끝 146km 한가운데 직구를 공략, 시즌 첫 홈런으로 연결했다. 오재원은 지크에게 무려 9개의 파울 커트를 기록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쳐다본 뒤 볼 2개를 연이어 골랐다. 이후 4구부터 11구까지 연이어 8개의 파울 커트를 해내며 지크를 괴롭혔다. 12구 볼을 골라낸 뒤 13구에 다시 한번 파울을 친 오재원은 지크의 힘을 확실히 빼놨다. 지크는 14구에 실투를 범했고, 오재원은 놓치지 않았다. 오재원 특유의 집념, 근성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이 한방으로 두산은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오재원도 전날 2실책 악몽에서 벗어났다.

[오재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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