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모비스·오리온 3강 선두경쟁, 전망과 변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두권이 요동치고 있다. 결말은 아무도 모른다.

KCC가 파죽의 8연승을 내달렸다. 올 시즌 처음으로 단독선두에 올랐다. 모비스와 오리온 2강 체제가 무너졌다. 하지만, 아직 정규시즌 우승, 4강 플레이오프 직행 주인공은 알 수 없다. 2위 모비스와 3위 오리온이 언제든지 KCC를 끌어내릴 수 있다.

선두 KCC는 32승18패다. 2위 모비스는 31승18패다. 3위 오리온은 30승19패. KCC와 모비스는 불과 0.5경기 차. 오리온은 모비스에 1경기 떨어졌지만, 여전히 1~2위 공략이 가능하다. KCC는 4경기, 오리온과 모비스는 5경기를 남겨뒀다.

▲무서운 KCC

시즌 개막 전 KCC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기술자가 많아서 상위권에 포진할 것이다'와 '수비력이 좋은 선수가 많지 않아서(특히 골밑 수비력)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가 골자였다.

상반된 전망이 순위다툼에 투영됐다. KCC는 시즌 내내 3~4위권에서 상위권을 넘봤다. 모비스만큼 조직력이 정비되지 않았고, 오리온만큼 국내선수들의 매치업이 유리한 지점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대신 전태풍 김태술 안드레 에밋 등 즐비한 기술자들과 하승진의 건실한 활약이 더해지면서 뒤처지지는 않았다. 2라운드(4승5패)를 제외하고 매 라운드 5~6승씩 챙겼다.

결국 시즌 막판 저력이 드러나고 있다. 모비스가 득점력 하락, 오리온이 주요 선수들의 부상과 실전 부작용으로 순위다툼 클라이막스서 주춤하자 오히려 KCC는 치고 올라오고 있다. 일단 예년과 달리 주요선수들의 부상이 거의 없다. 하승진, 전태풍, 김태술이 나란히 건강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에밋의 볼 소유욕이 높은 단점이 있지만, 추승균 감독은 "1대1을 해도 일단 패턴을 한 뒤(수비 밸런스가 흐트러지면)에 해야 한다(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수비 밸런스가 정비된 상황서 1대1은 성공률이 높지 않다)"라는 방식으로 공격 밸런스를 조정해왔다. 결국 KCC는 빼어난 테크닉을 지닌 에밋의 해결사 능력을 승부처서 잘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김효범, 김민구 등 공격력을 갖춘 선수들, 김태홍, 신명호 등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활용, 조직력을 끌어올렸다. 리카르도 포웰을 보내고 허버트 힐을 영입하면서 높이 약점도 메웠다. 힐 역시 수비력은 떨어지지만, 지역방어와 각종 팀 디펜스로 약점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리고 하승진의 공수 역할을 골밑으로 철저히 제한하면서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KCC는 부상 관리만 잘 되면 최소한 2위 밑으로 떨어질 이유는 없다.

▲주춤한 모비스와 오리온

모비스와 오리온은 좋지 않다. 모비스는 득점력 약화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일시적인 슬럼프로 여겨졌지만, 전력의 한계로 보는 농구관계자도 적지 않다. 오히려 "전력만 보면 지금까지 잘해왔던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아이라 클라크와 커스버트 빅터의 득점력은 꾸준하지 않다. 함지훈과의 효율적인 공간 창출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풀타임 주전 첫 시즌 전준범도 기복이 있다. 양동근이 공수에서 분전하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느낌. 플레이오프를 앞뒀지만, 이번에는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리온은 제스퍼 존슨 퇴단 이후 하락세다. 국내선수들, 조 잭슨, 존슨으로 이어지는 공격 하모니가 절정이었으나 애런 헤인즈 복귀 후 오히려 공격의 유기성이 떨어진 느낌. 따지고 보면 국내선수들, 헤인즈, 잭슨이 함께 뛴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부작용이 시즌 막판 순위다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선수들의 부상과 복귀가 잦은 것도 조직력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다만, 대다수 관계자는 "과도기다. 결국 경기력은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 시기가 빨라지면 정규시즌 순위도 끌어올릴 수 있다. 어쨌든 플레이오프서 만만찮은 상대인 건 분명하다.

▲맞대결과 공방율

3강의 맞대결이 남아있다. 13일 오리온-모비스전(고양), 16일 KCC-오리온전(전주)이 선두다툼, 4강 플레이오프 직행 경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듯하다. 오리온은 2경기 모두 잡거나 패배하면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KCC와 모비스의 행보도 2경기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3팀이 물고 물릴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KBL 규정에 따라 상대전적, 공방률을 차례로 따진다. 일단 KCC와 모비스는 4승2패, KCC의 우세로 맞대결을 마쳤다. 모비스와 오리온의 경우 3승2패, 모비스의 우세다. 공방율은 모비스의 +7점. 모비스는 13일 맞대결서 8점 이상 패배하지 않을 경우 오리온과의 맞대결 우세를 확정한다. KCC와 오리온의 경우 3승2패, 오리온의 우세다. 그러나 공방율은 KCC의 +8점. 16일 맞대결 승자가 자동적으로 시즌 맞대결 우세를 확정한다.

KCC, 모비스, 오리온이 동률로 시즌을 마칠 경우 세 팀의 공방율을 따진다. 그마저도 같을 경우 시즌 전체 공방율로 순위를 가린다. 결국 시즌 막판 세 팀은 공방율로 순위가 엇갈릴 가능성을 감안, 최대한 득점을 많이 하고 실점을 적게 하는 경기운영이 필요하다.

[위에서부터 KCC, 모비스, 오리온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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