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두산 28인 엔트리에 담긴 의미와 벤치의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의미와 의도는 무엇일까.

10일부터 넥센과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갖는 두산. 9일 미디어데이 직후 28인 엔트리를 공개했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서도 지금까지 함께했던 선수들을 그대로 쓸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정규시즌서 활용됐던 대부분 멤버가 그대로 포함됐다. 물론 몇 가지 특징이 있다.

▲투수 11명, 허준혁 탈락

포스트시즌 엔트리는 정규시즌(27명)보다 1명 많은 28명. 예년에 비해 여유가 있다. 김 감독은 그 여유를 야수진에 할애했다. 투수를 11명 넣었고, 야수를 17명 넣었다. 야수를 최대한 많이 넣어 경기 중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의도.

3선발인지 4선발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1차전 더스틴 니퍼트, 2차전 장원준, 3차전 유희관이 내정된 상태. 김 감독은 "스와잭은 1차전서 불펜 대기시킬 것이다. 경기에는 나갈 수도 있고, 나가지 않을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 4차전에 선발 등판 시킬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일단 1~2차전 기선제압에 올인한 뒤, 장기전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하면 스와잭을 4차전 선발로 빼놓겠다는 의미. 4선발일 가능성이 크지만, 스와잭을 1~2차전 불펜으로 사용할 경우 4선발 없이 3선발 체제로 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1선발 니퍼트가 4차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시즌 막판 부진했던 좌완 허준혁이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허준혁은 시즌 막판 제구 난조를 겪어 포스트시즌 선발진 탈락이 예상됐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도 들어오지 못한 건 의외다. 김 감독은 시즌 중 "준혁이를 중간으로 내기는 좀 그렇다.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라고 했다. 체질 자체가 선발 스타일이라는 것. 결국 선발진에서 밀려나면서 활용도가 떨어졌고 엔트리에서도 탈락했다.

결국 니퍼트~장원준~유희관~스와잭 4선발 시스템이 유력하다. 불펜은 마무리 이현승에 노경은 함덕주 오현택 필승계투조에 진야곱, 윤명준, 이현호가 롱 릴리프로 뒤를 받친다. 함덕주와 오현택을 제외하고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로메로와 김동한

야수 17명을 살펴보자. 대부분 엔트리에 들어와야 할 선수가 들어왔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외국인타자 데이빈슨 로메로와 내야수 김동한. 우선 로메로의 경우 9월 28일 KT전 이후 출전 기록이 없다. 9월 중순 이후 사실상 전력 외였다. 76경기서 타율 0.253 12홈런 50타점에 머물렀다. 득점권타율도 0.256에 그쳤다. 일발장타력은 있지만, 애버리지가 너무 떨어졌다. 찬스에서도 강인하지 않았다. 외국인타자로서 사실상 낙제점.

하지만, 엔트리에 들어왔다. 김 감독은 "목동에서 잘 쳤다. 밴헤켄에게도 강했다"라고 했다. 실제 로메로는 목동 5경기서 22타수 6안타(3홈런) 타율 0.273 7타점을 기록했다. 밴헤켄에게도 8타수 3안타(1홈런) 타율 0.375 4타점으로 강했다. 로메로의 준플레이오프 엔트리 등록은 김 감독의 전략적 선택. 밴헤켄이 2차전 혹은 3차전에 선발 등판하면 로메로의 선발출전은 확실시된다. 특히 목동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지 않고선 대타가 유력하다. 3루에는 허경민, 1루에는 오재일과 고영민이 있다. 이들은 탄탄한 수비력과 한 방 능력, 작전수행능력을 고루 갖췄다. 로메로보다 활용가치가 높다는 게 정규시즌서 증명됐다.

내야수 김동한의 준플레이오프 엔트리 등록은 의외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1년 입단한 김동한은 올 시즌 1군에서 단 1경기도 뛰지 않았다. 대신 올 시즌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77경기서 타율 0.296 4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제대 후 1일 1군 엔트리에 포함됐고, 포스트시즌까지 등록됐다. 김 감독으로선 시즌 후 40인 엔트리 작성(2차 드래프트)의 손해를 감수하고 김동한을 넣은 것이다. 그는 대수비 요원으로 활용될 듯하다.

[두산 선수들(위), 로메로(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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