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랴사드 제임스, 서서히 드러내는 존재감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어떻게 보면 올 시즌 동부의 키플레이어는 183cm 외국가드 랴사드 제임스다.

물론 동부는 기본적으로 김주성과 윤호영의 팀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잔부상이 많다. 김주성의 경우 전성기에서 서서히 내려가고 있다. 김영만 감독도 올 시즌 두 사람의 의존도를 낮추려고 한다. 지난 시즌 모비스와의 챔피언결정전 패배 직후 "내년에는 좀 더 빠른 농구를 해야 한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단신 외국선수 제임스는 동부에 매우 중요한 선수다. 본래 제임스는 김 감독이 찍은 선수가 아니다. 동부는 190cm의 다 터커를 영입했다. 그러나 다 터커가 타 리그와 미리 계약하기로 얘기가 돼 있었고, 결국 입국하지 않아 동부는 외국선수 교체 1회를 소진한 끝에 제임스를 영입했다.

프로아마최강전과 이번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서 드러난 제임스는 전형적인 외곽 플레이어였다. 2번에 가까운 유형인데, 사실상 1번에서 3번까지 모두 소화해야 한다. 동부는 허웅과 두경민이 주전 백코트 듀오다. 제임스가 투입되면 볼 배급은 물론 해결사 역할까지 해내야 한다. 제임스는 2일 토크 앤 텍스트(필리핀)와의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 첫 경기서 20분40초 동안 25점을 집중시키며 득점력을 뽐냈다.

스피드와 탄력이 좋아 속공에 이은 덩크슛도 꽂았다. 블록 능력도 있었다. 당시 3점슛 3개를 던져 2개를 넣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3점에 의존하지 않고 돌파로 수비수 1명을 제치는 기술도 있었다. 다만, 볼을 오래 끄는 경향이 있었고, 수비력에선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 동부는 복잡한 수비를 펼치는 팀이다. 김주성과 윤호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면 수비 전술이 더 다양해질 수밖에 없는데, 제임스가 이 부분에서 적응할 수 있을지도 관건.

제임스는 5일 랴오닝전서 17분29분간 뛰면서도 15점을 집중시키며 또 다시 파괴력을 뽐냈다. 이날 동부 최다득점자. 제임스는 3점슛과 돌파를 자유자재로 선보였고, 덩크슛도 1개 성공했다. 허웅과의 패스 플레이가 돋보였고, 무리하지 않고 좋은 슛 셀렉션을 보여준 것도 고무적이었다. 야투 적중도가 높았던 이유.

동부의 메인 외국선수는 로드 벤슨이다. 벤슨은 4시즌만에 동부에 컴백,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임스 역시 자신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 지난 시즌의 앤서니 리처드슨의 존재감을 발휘한다면 동부 전력은 여전히 탄탄할 전망이다.

[제임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