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CCTV 문제? 신중하게 조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KBO는 CCTV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조사하고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2일) 청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나온 CCTV 논란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김 감독이다. 상황은 이랬다. 한화 공격이 진행 중이던 4회말 2사 1, 2루 상황 이용규 타석에서 갑자기 경기가 중단됐다. 김기태 KIA 감독이 심판진에게 더그아웃에 설치된 모니터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 당시 상황이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청주구장 더그아웃에는 모니터 총 3대가 설치돼 있다. 감독석 기준 왼편에는 불펜 관찰용 모니터 2대, 오른 편에는 경기장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카메라와 연결된 모니터가 하나 있다.

그런데 사각지대 모니터는 더그아웃에서 게임기 조이스틱을 연상케 하는 리모컨을 통해 원하는 곳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야말로 획기적인 아이템이다. 줌(Zoom) 기능을 이용해 특정 지역을 확대해서 볼 수도 있다. 경기 전 취재를 위해 모여있는 취재진의 모습도 사각지대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청주구장은 더그아웃에서 마운드까지 약간의 오르막 경사가 있는 데다 관중석 익사이팅존 때문에 3루측에서는 좌익수, 1루측에서는 우익수 위치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청주시가 지난해부터 설치한 모니터다. 참고로 지난 7월 14~16일 롯데 3연전까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김기태 감독이 한화 측에서 모니터를 통해 KIA의 작전을 간파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건 아니다. 애초에 오해의 소지를 없애자는 뜻이었다. 김기태 감독과 조계현 KIA 수석코치가 직접 컨트롤러를 만지며 이기중 구심을 비롯한 심판진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이 구심은 한화 김성근 감독에게도 상황을 설명했다. 양 팀 모두 사각지대 모니터를 끄고 경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상황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KBO는 이날 한화 구단에 청주구장에서 문제의 모니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전달했다.

김 감독은 "신중하게 조사하고 해야 한다. 미리 경고하지도 않았는데"라며 "공정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 함부로 페널티를 준다고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가 미쳤나? 안 좋은 의도라면 상대 더그아웃에는 왜 모니터를 설치했는가. 상식적인 얘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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