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조한선 "두 아이 아빠, 배우로서 마음 남달라" (인터뷰)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조한선은 대답이 거침없다. 스크린 복귀는 5년 만에, 언론 인터뷰는 7년 만에 나선 조한선은 오랜만의 나들이에 어색한 듯 하다가도, 시원시원하게 답했고 솔직했다.

그는 2010년 결혼, 2012년 소집해제 이후에도 작품을 해왔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6세 딸과 4세 아들의 아빠가 된 조한선은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새로운 마음으로 제2의 활동을 시작하려 한다. 조한선은 아이들이 커나갈 수록 또렷한 방향성으로 배우로서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마동석, 김민경, 지안 등 배우들과 함께 촬영한 영화 '함정'(감독 권형진)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는, 스릴러 작품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오랜만의 복귀작이 첫 도전인지라 그에게는 더욱 큰 의미였고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워낙 오랜만에 작품을 하는 건데 스릴러 장르를 선택하기가 사실 쉽지 않았어요. 과연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해서 처음에는 거절을 하려고 감독님을 만났는데 배우와 감독이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래서 참여하게 됐어요. 물론 성철 역에 마동석 형이 내정돼있어서 더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죠."

그는 권형진 감독과 크랭크인 전 한 달 동안 극중 준식 캐릭터에 대해 연구했고, 새벽 4~5시까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마치 연애를 하듯 열정적으로 작품에 몰두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감독님이랑 사귀냐고 하더라"라고 했을 정도로 작품을 대하는 에너지가 남달랐다.

"복귀작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좋은 작품으로 뭔가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함정'에서 제 캐릭터가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어요. 캐릭터 자체가 당하고 나약한 캐릭터잖아요. 과해도 안되고, 그 긴장감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적정선을 찾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극중 준식과 소연(김민경)은 외딴섬으로 여행을 가게 되고 그 안에서 미스터리한 남자 성철(마동석)을 만나게 되면서 끔찍한 일들을 겪는다. 그 과정 속에 준식은 아내를 옆에 두고 속내를 알 수 없는 여자 민희(지안)과 위험한 행동을 감행한다. 그는 여배우들과의 베드신 촬영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작품을 선택했는데 베드신이 있다고 해서 못하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아내도 그런 것에 대해 크게 신경쓰는 사람이 아니라서요.(웃음) 그런데 막상 촬영하면서 닥쳐오니까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촬영 당일이 되니까 깜깜했죠. 결국 7분 동안 자르지 않고 롱테이크로 직접 베드신을 찍었어요. 한 번 찍으니까 정말 힘들었는데 하다보니까 욕심이 나서 더 열심히 했어요."

또 앞서 마동석이 "자신의 애플힙이 조한선보다 낫다"는 자신감을 보인 발언에 대해 "애플힙은 마동석 형이 나을 수 있지만 난 발목에 자신이 있다"라며 깨알자랑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중 준식은 비즈니스맨 캐릭터였고, 캐릭터 표현을 위해 일부러 근육량을 줄이는 남모를 노력도 있었다.

2012년 소집해제 이후 몇 작품을 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조한선은 최근 SBS 드라마 '가면'에서 깜짝출연으로 복귀 시동을 걸었다. 여기에 '함정'으로 복귀 쐐기를 박을 준비를 마쳤다. 특히 평소에도 친분이 있던 마동석과 합의점을 찾아가며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촬영 내내 합을 맞춰갔다. 적은 예산으로 불가능한 작업이 될 수 있었지만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이를 가능케 했다.

"결혼하기 전에는 앞뒤 생각하지 않고 연기만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내가 어떻게 해야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까'라는 방향에 대해 고민을 하고 그러다보니 계획적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남들 다 하는 연기로 보여진다면 가장으로서 발전이 없지 않을까 싶어요. 좀 더 깊게 들어가서 '조한선'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만들려고 해요."

남편이자 아빠, 그리고 배우라는 다양한 롤을 소화해야 하는 조한선은 "연기할 때를 제외하곤 지극히 일반적인 아빠"라며 분리수거부터 청소, 설거지 그리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이 정말 예쁘다"라고 말하면서도 "한창 말안듣고 사고치는 나이"라며 걱정을 해 여느 아빠의 모습을 보였다.

"'함정' 개봉 후에는 작품을 꾸준히 하려고 해요. 예전에는 많이 가려서 했는데, 대중적 인지도가 많이 떨어져있다보니 이제는 다가가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아무 작품이나 다 하는 건 아니지만 좋은 작품을 골라하면서도 대중적으로 절 알리는게 목표예요. 7년만의 인터뷰인데, 이런 자리도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조한선.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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