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포크볼' 한화 루키 김민우, 더 무서워진다 (인터뷰)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포크볼은 아직 50대 50이에요."

한화 이글스 슈퍼루키 김민우는 씩씩하게 말했다. 김민우의 주무기는 커브다. 스프링캠프 당시 니시모토 다카시 한화 투수코치는 "커브 각이 좋으니 확실히 네 것으로 만들라"고 주문했고, 김민우는 이를 실천에 옮겼다.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 극대화를 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늘었고, 커브도 한층 날카로워졌다. 일본 고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기간에 3,000구 가까이 던지며 감을 익힌 것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

김민우의 1군 데뷔 첫해, 올 시즌 성적은 29경기 1패 평균자책점 5.04. 뚜렷한 기록을 남기진 못했지만 신인답지 않은 배짱투가 돋보인다. 북극곰 같은 외모와 달리 마운드에만 오르면 파이터로 변신한다. 지난달 2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5이닝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쾌투로 팀의 10-9 역전승에 일조했고, 2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2⅓이닝을 4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잘 막았다. 다소 헤매던 초반과 달리 싸움닭 기질까지 발휘하고 있다.

김민우는 기본 피칭 메뉴인 직구, 커브, 슬라이더 외에 포크볼도 손에 익을 때까지 연습하고 있다. 선발투수로 롱런하기 위해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하나쯤은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 김민우는 "직구와 커브를 최대한 살리는 게 우선이고, 포크볼도 더 배우고 있다. 생존을 위한 또 하나의 무기"라고 얘기한 바 있다. 2스트라이크 이후 확실한 승부구인 포크볼을 제대로 익힌다면 지금보다 더 무서운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데 커브는 투수의 투수 습관이 노출되기 쉬운 구종이다. 결정구로 커브만 던지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주장도 있다. 한 구단 필승조로 활약 중인 투수도 "커브를 결정구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 던지다 보면 투구 동작을 타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어 결국 맞는다"고 했다. 하지만 김민우의 자신감은 그대로다. 지난달 30일 잠실구장에서 기자와 마주앉은 그는 "요즘은 포크볼과 섞어서 던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 포크볼 완성도는 50대 50 정도"라고 말했다.

김민우는 29일 두산전에서 포크볼 9개를 던졌다. 총 투구수(48개)의 18.75%. 무엇보다 아웃카운트 4개를 포크볼로 잡아낸 점이 눈에 띈다. 6회말 오재일을 8구째 124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7회말 김현수를 1루수 땅볼(123km), 최주환을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한 공(124km)도 모두 포크볼이었다. 이전보다 포크볼 구사 빈도를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포크볼을) 실전에서 쓸 수 있게 다듬어야 한다"던 김민우의 발전 속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

일단 입단 첫해 1군에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는 것 자체로 절반의 성공이다. 김민우는 "물론 고등학교 때보다는 힘들지만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며 웃었다. 신인 투수로는 유일하게 고치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완주하면서 더 단단해졌다. 캠프 직후 "한계에 부딪혀 봤기에 무서울 게 없다"던 김민우의 질주는 현재 진행형이다.

[한화 이글스 김민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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