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취소 속출, 프리미어12 준비기간 확보 괜찮을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천취소가 심상찮다.

2015 프리미어12는 11월8일부터 21일까지 대만과 일본에서 열린다. 우여곡절 끝에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건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이번만큼은 대표팀을 맡기 힘들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 한국시리즈가 아무리 빨리 끝나도 11월 초다. 11월 초까지 소속팀을 돌본 뒤 곧바로 대표팀을 맡아 국제대회까지 치르는 건 일정상 무리라는 것.

선수들도 부담스럽다. 한국시리즈에 참가한 선수들은 엄청난 피로감을 안고 대회에 참가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하루라도 한국시리즈가 빨리 종료되는 게 프리미어 12 준비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한국시리즈 종료시점은 누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규시즌이 최대한 빨리 끝나야 포스트시즌도 빨리 끝낼 수 있다.

▲심상찮은 우천취소 페이스

정규시즌이 빨리 끝나기 위해선 우천취소로 밀린 경기를 최대한 빨리 소화해야 한다. 그런데 올 시즌 우천취소 경기 적립이 심상찮다. 지난달 30일 5경기 모두 장맛비로 취소됐다. 하루에 5경기 모두 취소된 건 올 시즌 처음이었다. 올 시즌 KBO리그는 6월까지 총 43경기가 비로 열리지 못했다. 월별로 보면 3월 3경기, 4월 18경기, 5월 6경기, 6월 16경기 취소.

예년에 비해 우천취소 경기 적립 속도가 특별히 가파른 건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선 확실히 빠르다. 지난해의 경우 6월까지 13경기가 추후로 밀렸다. 본래 15경기였는데 2경기는 월요일에 소화했다.(아시안게임 휴식기를 감안, 지난해에 한해 월요일 경기를 편성했다.) 월요일 경기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4~6월 우천취소 경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4월 취소경기가 제법 많았다. 의외로 국지성 폭우가 자주 내렸다. 6월은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되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우천취소 경기가 많이 나오는 달.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철이 시작됐다. 6월 20일 이후에만 13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7월 중순까지는 장맛비가 꾸준히 내릴 전망. 문제는 이미 4~6월 43경기가 취소된 상황서 7~8월에 더 많은 경기가 비로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장맛비는 물론, 최근 몇 년간 게릴라성 폭우가 8~9월에 유독 많이 내린 걸 감안하면 앞으로 우천취소 경기가 대거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우천취소 속출, 결국 프리미어 12에 악영향

아직까지는 크게 무리가 되지 않지만, 우천취소 경기가 더 많이 발생할 경우 KBO로서도 월요일 경기 혹은 더블헤더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우천취소 경기가 늘어날수록 정규시즌 종료 시점이 자연스럽게 늦어진다. 그러면 포스트시즌 종료 시점도 늦어진다. 곧바로 열리는 프리미어 12 준비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결국 포스트시즌을 최대한 빨리 마쳐야 하는 부담이 있다. 대회 준비를 위해 전 선수와 지도자가 모여 훈련할 시간은 분명히 필요하기 때문.

더구나 올 시즌은 10구단 체제 원년. 지난해 팀당 128경기, 총 576경기를 치렀으나 올 시즌은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를 갖는다. 지난해보다 144경기를 더 치른다. 물론 구단별 나흘 휴식기가 사라졌고 매일 5경기가 치러지면서 720경기를 소화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프로야구 경기가 더 많이 열린다. 그만큼 우천취소로 추후로 밀릴 수 있는 경기가 나올 확률은 더 높아졌다.

일단 9월 13일까지 정규시즌 일정이 잡혔고, 추후 연기경기를 곧바로 뒤에 배치하면 정규시즌이 10월 초까지 계속되는 건 불가피하다. 확률상 한국시리즈가 10월에 끝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올 시즌부터 정규시즌 5위와 4위의 단판 와일드카드 게임이 신설, 포스트시즌 일정이 더욱 늘어났다.

그 누구도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는 없다. 야구 특성상 비가 너무 많이 내리면 경기를 치를 수 없다. 하지만, 최근 KBO 경기감독관은 경기 전 우천취소 여부를 상당히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 당연한 태도다.

[비 내리는 목동구장. 사진 = 목동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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