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만의 기적' 한화 신성현, 어떻게 1군 선수가 됐나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정식 선수를 넘어 1군 선수다. 지금은 해체된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출신 신성현이 독수리 군단에서 본격 날갯짓을 시작했다. 일본 무대에서의 아쉬움을 거울 삼아 한국에서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 신성현이다.

한화는 전날(27일) 신성현을 정식 선수로 등록하는 동시에 1군 엔트리에도 등록했다. 등록선수 정원인 65명 정원을 꽉 채우고 있던 한화는 신성현을 등록하기 위해 추승우를 웨이버 공시했다. 많은 이들은 신성현이 누구인지 궁금해한다.

신성현은 서울 덕수중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진출을 택했다. 교토국제고등학교에 진학해 2학년 때부터 유격수로 정착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신성현은 고교 통산 30홈런을 때려냈고, 한때는 좌중간 스탠드 조명탑을 직격하는 비거리 150m 대형 홈런을 때린 적도 있다. 강한 어깨로도 주목 받았다.

그리고 2008년 10월 30일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서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부름을 받았다. 계약금 2천만엔, 연봉 450만엔에 계약했다. 당시 입단 동기가 김무영(현 소프트뱅크 호크스)이다. 일본 고등학교로 유학을 떠나 프로까지 직행한 건 신성현과 김무영이 한국 야구 사상 최초였다. 등번호 68번을 달고

하지만 1군 승격 기회를 얻지 못했다. 입단 첫해인 2009년 웨스턴리그(일본프로야구 2군)서 23경기에 출전했으나 1군 승격은 없었다. 2010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웨스턴리그서 37경기에 나선 게 전부였다. 결국 2013년 10월 1일자로 방출 통보를 받았다. 4년간 2군 175경기에서 홈런 4개를 기록한 게 전부였다.

한국으로 돌아와 2014년 고양 원더스에 입단해 재기를 노렸다. 당시 원더스 사령탑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프로행을 노렸다. 지난해 8월 신인드래프트서 지명 받지 못했으나 좌절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불과 9일 전인 지난 19일 테스트를 통해 육성선수로 한화와 계약했다.

계약 당일부터 퓨처스 경기에 출전했고, 이튿날부터 불방망이를 뽐냈다. 올 시즌 퓨처스 7경기 타율이 4할 8푼(25타수 12안타)에 달한다. 홈런 2개로 5타점을 올렸고, 2루타 3개, 3루타 하나를 쳤다. 안타 12개 중 절반인 6개가 장타. 출루율 5할 8푼 1리에 도루 3개를 기록했다. 첫날을 제외한 6경기에서 1번 타자 3루수로 나섰고, 최근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뿜어냈다. 그리고 28일 종아리 부상을 당한 김경언을 대신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9일 만에 정식선수는 물론 1군 무대까지 밟게 된 것이다.

김 감독은 신성현에 대해 "2군 성적이 좋아서 올렸다"며 "히로시마 시절에는 유격수였다. 방망이보다는 수비에서 어느 정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신성현은 올해 퓨처스리그서 실책은 하나뿐이다.

전날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신성현은 등번호 '0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직은 1군 무대가 어색할 만도 하다. 그러나 듬직한 체구에서 왠지 모를 아우라가 느껴졌다. 기나긴 여행 끝에 한화에 정착한 신성현이 1군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날을 기대해 본다.

[한화 이글스 신성현.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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