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보소' 박유천·신세경, 이정도면 로코甲 맞죠? [종영기획①]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의심은 신뢰로 바뀌었다. '냄새를 보는 소녀' 박유천과 신세경. 이정도면 로코킹과 로코퀸, '로코甲 커플'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21일 방송된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 오충환, 이하 '냄보소')는 최무각(박유천)과 오초림(신세경)이 해피엔딩을 맞이하고 연쇄살인마 권재희(남궁민)가 죽음을 맞이하며 마무리 됐다.

박유천, 신세경은 각각 최무각, 오초림 역을 맡아 기존 모습과는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당초 캐스팅이 공개된 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유천, 신세경 케미에 대한 걱정이었다.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의심이었다. 두 사람의 조합은 의심으로 시작됐다.

각각 캐릭터에 대한 의심 역시 마찬가지. 박유천은 최근작에서 다소 무거운 역을 연기했고 신세경 또한 데뷔 이후 줄곧 어두운 역할을 맡아와서인지 두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다소 무거웠다. 케미부터 캐릭터까지 괜한 의심이 '냄보소'를 휘감았다.

하지만 박유천, 신세경은 일부의 우려를 보기 좋게 날려 버렸다. 박유천은 로맨틱과 진중함을 넘나드는 최무각 역으로 최근 모습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줬고, 신세경 역시 앞서 각인된 이미지를 날려 버리는 자연스럽고 밝은 매력으로 내공을 입증했다.

'냄보소'가 복합 장르였던 만큼 가벼움과 무거움이 공존했기 때문에 박유천의 연기는 더욱 빛을 발했다. 연기자 데뷔 후 로맨틱 코미디로 자신의 매력을 정확히 알게 된 박유천은 최근 무거운 작품을 소화하며 쌓은 내공까지 더해 최무각을 완벽히 표현했다.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 동생을 잃은 슬픔과 동생을 살해한 범인을 잡기 위한 복수심을 갖고 사는 남자 최무각 역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가 하면 오초림을 만나 알콩달콩 연애를 시작하는 모습에서는 로맨틱가이로 분해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신세경은 반전 그 자체였다. 사실 신세경에게서 밝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대중은 그리 많지 않았다. 특유의 청순하면서도 묘한 분위기 때문인지 왈가닥 신세경은 낯설 것만 같았다. 그런데 웬걸, 개그우먼 지망생 오초림으로 분한 신세경은 숨겨졌던 흥을 제대로 끌어냈다.

신세경은 토끼안경, 빨래 집게, 반쪽 선글라스 등 다양한 소품으로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았다. 겉모습 뿐만이 아니었다. 상큼 발랄한 말투와 표정 등 차분했던 신세경은 없었다. 독특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오초림이 있었다.

밝아진 박유천, 신세경의 합 역시 남달랐다. 극 초반 우스꽝스러운 가발을 쓰고 만담을 연습하는 두 사람은 의심을 믿음으로 바꾸는 케미를 보여줬다. 연인이 되기까지의 '썸' 역시 봄날씨에 맞게 설렘 그 이상이었고, 연인이 된 뒤 보여주는 달달한 로맨스는 두 사람의 사이를 의심하게 할 정도로 리얼하고 달콤했다.

앞서 '냄보소'를 향한 의심, 박유천 신세경에 대한 편견 등은 방송 후 보기 좋게 사라졌다. 넘치는 끼로 똘똘 뭉친 연기자에 대한 선입견이 얼마나 쓸데 없는 것인지를 증명한 셈이다. 박유천, 신세경. 이 정도면 로코 갑(甲)이다.

한편 '냄보소' 후속으로는 수애, 주지훈, 연정훈 등이 출연하는 '가면'이 방송된다. '가면'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여주인공,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주는 남주인공, 그리고 여주인공의 실체를 밝히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 이미 알고 있는 자 등 네 남녀가 저택이라는 한 공간에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경쟁과 암투, 음모와 복수, 미스터리를 그린다. 27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냄보소' 마지막회.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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