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톡투유',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힐링되는 토크쇼 [MD리뷰]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준비된 대본 없이 고민을 가지고 있는 관객에게 즉흥적으로 말을 거는 방송인 김제동. 하지만 그 즉흥적인 대화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힐링이었다.

3일 밤 첫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는 서울시립대학교를 배경으로 400여명의 청중과 함께 '폭력'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오프닝에서 김제동은 관객들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그는 "내가 파일럿 방송 때 그런 말을 했다. 청중이 말을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정규편성이 못되도 여러분 탓이고, 되더라도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감사하다"며 인사를 전했다.

정해진 주제는 폭력. 그렇지만 대화까지 정해진 수순대로 흘러간 것은 아니었다. 김제동은 스케치북에 고민을 적은 관객에게 다가가 대화의 시간을 가졌고, 또 관객에게 미리 받은 사연을 읽으며 스타강사 최진기, 가수 요조, 뇌과학자 정재승 등 패널들과 허심탄회한 속마음을 나누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난 아이들을 사랑하는 엄마입니다"라는 글을 스케치북에 적은 한 관객이 김제동에게 포착됐다. 김제동이 말을 걸자 스스로를 보육교사라고 밝힌 관객은 "난 폭력이 아니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관객의 눈물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김제동은 "내가 이럴 때 욕을 한 번 해준 적이 있다"며 관객에게 귓속말로 시원한 위로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또 깜짝 게스트로 등장한 가수 김종민도 "멍청이라는 말을 듣고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상처가 된다"는 고민을 털어놓으며 "순수청년 정도로 불러주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밖에 취업난 속에 압박면접으로 인해 친구들이 상처를 받고 있다는 한 관객의 사연에 김제동은 "압박면접이라는 것이 사회에서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구조적 폭력인 것 같다"며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물론 '톡투유'가 이렇게 수많은 고민들에게 대해 해답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하지만 "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주는 것이 우리 프로그램의 핵심이다"라는 김제동의 말처럼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톡투유'는 충분히 힐링이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설 연휴 파일럿 방송의 호평으로 정규편성된 '톡투유'는 지난 7년간 토크콘서트를 진행해 온 김제동이 특유의 입담을 바탕으로 수백여 명의 청중과 함께 기탄없는 대화를 나누는 형식의 토크 프로그램이다. 김제동 외에도 스타강사 최진기, 가수 요조, 뇌과학자 정재승이 함께한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