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아두치, 그의 경기는 라커룸에서 시작된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아직 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롯데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

롯데 외국인타자 짐 아두치(30)의 이야기다. 아두치는 개막 3경기에서 타율 .412 1홈런 3타점 3도루 6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번타자로서 더이상 바랄 것이 없는 활약. 아두치의 매력은 공격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로 중견수로서 부족함이 없는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31일 LG전에서는 6회초 고의 4구로 출루하기까지 했다. 개막 2연전의 활약이 인상 깊었는지 LG 벤치에서는 고의 4구를 지시하기도 했다. 이는 곧 황재균의 3점홈런으로 이어져 롯데가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그만큼 투수에게 위협적인 타자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한 장면이다. 롯데는 아두치의 활약 속에 개막 3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아두치의 머릿 속엔 온통 경기에 대한 집중 뿐이다. 그의 경기는 라커룸에서 먼저 시작된다. 경기 전에 나타나는 아두치의 특징은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는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 것, 둘째는 '소식'을 하는 것, 그리고 셋째는 명상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특히 소식을 하는 이유는 경기 전에 많은 식사를 하면 졸려서 경기하는데 지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만 끝나면 예민했던 그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평소에도 불고기, 찜닭 등 한국 음식을 잘 먹는다"는 게 롯데 관계자의 증언이다.

"매일매일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는 그는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것에 대해 "구단, 선수단, 팬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선수들이 일상 생활에 관해서도 팁을 많이 준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다. 아버지의 역시 짐 아두치로 이름이 같다. 아두치는 "아버지가 경기에 임할 때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라는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나 역시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하는 모든 말들은 마치 모범생이 모범 답안을 내놓는 것 같다.

아두치의 이런 활약은 바로 경기 전부터 이뤄지는 철저한 준비에서 시작된다. 아직 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기에 그의 활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항상 멘탈을 가다듬는 그이기에 향후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짐 아두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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