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김강민에 조동화까지' SK, 명분과 실리 모두 얻었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26일 원소속팀 FA 협상이 마감된 가운데 5명의 소속팀 FA 선수 중 3명을 잡는데 성공했다. 25일까지는 단 한 명과도 계약을 이뤄내지 못했지만 마지막날인 26일, 최정에 이어 밤에는 김강민, 조동화까지 잡았다.

▲ 연이은 FA 유출, 이번엔 달랐다

SK는 2000년대 후반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황금기를 누렸다. 시즌 때는 팬들을 즐겁게 한 날들이 많았지만 오프시즌은 달랐다. 소속팀의 FA 선수들을 매해 놓친 것. 이진영이 LG로 이적한 것을 비롯해 정대현과 이승호가 롯데, 이호준이 NC, 정근우가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SK에서 뛸 당시 모두 주축 선수들이었다.

이번 오프시즌은 더욱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였다. 팀내 FA 역사상은 물론이고 이번 FA 최대어로 꼽힌 최정을 비롯해 김강민, 조동화가 시장에 나왔다. 또 올시즌 주축선수로 활약한 나주환, 이재영도 있었다. 삼성과 가장 많은 5명이었다.

이번엔 달랐다. 최정을 역대 최고 금액으로 잡은 것을 비롯해 김강민, 조동화의 도장까지 이끌어 냈다. 유독 원소속팀과의 계약이 적었던 이번 FA 시장에서 더욱 빛나는 결과였다.

▲ SK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3명 모두 계약

5명 중 3명. 숫자로만 본다면 60%로 아주 높은 계약률이 아니다. 하지만 SK 팬들은 이 결과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이번 팀내 FA 5명 중 '베스트 3'였기 때문.

또 이들은 프로 데뷔 이후 SK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선수들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계약에 실패한 2명은 다른팀에서 이적한 선수들이다.

최정은 2005년 1차 지명을 통해 SK 유니폼을 입은 뒤 2007년부터 붙박이 3루수로 활약했다. 최정 없는 SK 3루 자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SK는 일찌감치 최정에게 공을 들인 결과 큰 어려움 없이 계약을 해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김강민과 조동화도 SK 유니폼을 입고 계속 뛰게 됐다. 2001년 2차 2라운드 지명을 통해 SK에서 뛰기 시작한 김강민은 프로 15번째 시즌도 역시나 같은 팀에서 보내게 됐다. 2000년 신고선수로 입단한 조동화 역시 마찬가지다. 팬들이 이들에게 갖는 감정이 조금 더 특별한 상황에서 구단은 팬들에게 원하는 결과를 선보였다.

▲ 나주환 잃은 2루 자리는 대안 많아

계약에 실패한 나주환과 이재영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주환은 지난해 부진을 딛고 부활하며 SK의 2루를 책임졌으며 이재영은 허약한 불펜에서 그나마 본인의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니다. 특히 나주환이 뛰었던 2루수 자리는 이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선수들이 많다. 올해 최정을 대신해 3루수로 활약한 박계현의 경우 원래 포지션은 2루수와 유격수다. 송구에 약점이 있는만큼 2루수에 최적화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신현철과 김연훈도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SK는 이번 계약을 통해 'FA 선수들을 놓치는 구단'이라는 이미지를 벗었다. 특히나 3명은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었다. 최정 없는 3루수, 김강민 없는 중견수 자리는 상상할 수 없다. 조동화의 작전수행능력과 후배들을 아우르는 능력도 아무나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또 선수들의 자존심을 구기지 않으며 계약을 이뤄냈다.

여기에 계약하지 못한 선수들 자리는 대안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잡은 SK의 FA 시장이다.

[왼쪽부터 김강민, 최정, 조동화.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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