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잎부터 인터뷰] 윤찬영, "어떤 역할이든 다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드라마 '마마'에서 배우 송윤아와 함께 안방극장을 울음바다로 만든 아역배우 윤찬영은 이제 겨우 중학교 1학년인 열 네 살 소년. 실제로는 화면에 비쳐진 모습보다 제 나이답게 아담한 느낌이었는데, 아마도 드라마에선 나이답지 않은 단단한 연기력이 윤찬영을 더 크고 강인하게 보이게 했던 까닭일 것이다.

"여태껏 살면서 흘린 눈물의 다섯 배는 '마마'에서 흘린 것 같아요"라는 윤찬영은 아직 자신의 눈물에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이 함께 울었는지는 모르는 듯했다. 계산하지 않은, 누군가를 울리기 위해 억지로 흘리는 게 아닌 정말 순수한 아이의 눈물이었기 때문이다.

'마마'에서 한그루 역을 맡아 엄마 한승희로 분한 송윤아와 실제 모자지간 같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송윤아를 "승희 엄마라고 불렀어요. 근데 쑥스러워서 호칭 빼고 많이 불렀어요"라고 수줍게 말하던 윤찬영은 "처음에는 모자라고 많이 미숙했는데, 많이 도와주셔서 발전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는 연기도 많이 도와주시고 대사 외우는 방법도 다 알려주시고. 정말 많이 배웠어요"라고 송윤아에게 고마워했다.

송윤아도 '마마'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특히 윤찬영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 바 있다. "그루를 찬영이가 안 하고 다른 아역이 했다면 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찬영이가 해줬기에 엄마 승희의 감정이 더 올라올 수 있었어요"라고 했다.

"요즘 아역 배우들은 못하는 아역 배우가 없어요. 다들 정말 잘해요. 하지만 찬영이는 그런 기교적인 게 전혀 트레이닝이 되어 있지 않았어요. 아역 배우들이 학원을 다니는 것 같은데 교과서적인 연기가 찬영이에게는 전혀 없었거든요. 그게 정말 좋았어요. 나중에 엄마 승희가 죽는 걸 알게 되니까 그때부터는 찬영이가 저만 보면 울더라고요."

'마마'로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게 됐다는 윤찬영은 "감사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해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덕분에 초등학교 3, 4학년 때 어른들 사인이 멋있어서 따라 만들어뒀던 사인이 꽤 쓸모 있어진 요즘으로 여자친구는 아직 없고,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랑 게임 얘기하는 게 즐겁고, 체육 시간과 수학 시간이 좋은 아직 풋풋한 소년이다. 하지만 윤찬영은 "절 알아봐주시는 게 제가 연기하는 걸 보고 알아봐주시는 거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제법 어른스러운 말을 했다.

"아무 역할이나 다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떤 '전문 배우'가 아니라 다 소화할 수 있는 배우요"라던 윤찬영에겐 잘생겼다는 칭찬보다 더 듣기 좋은 칭찬이 있다. "연기 잘한다는 칭찬이 제일 좋아요. 생긴 건 어쩔 수 없지만 연기는 노력을 해야 인정을 받고 노력할수록 더 좋아지니까요. 그래서 전 연기 잘한다는 칭찬이 더 좋아요." 잘생긴 얼굴의 소년이 남긴 의젓한 말이었다.

[배우 윤찬영.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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