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현 “이 악물고 버텨온 것이 금메달 원동력”

[마이데일리 = 인천 강진웅 기자] “이 악물고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 금메달의 원동력인 것 같다. 또 아이들에게 금메달을 가져다 주게 돼서 기쁘다.”

정지현(울산남구청)이 3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1kg급 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딜쇼존 투르디에프에게 테크니컬 폴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다. 자신의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이자 이번 대회 우리 대표팀의 레슬링 첫 금메달이었다.

경기 후 만난 정지현의 표정은 밝았다. 숙원이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는 기쁨과 함께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정지현은 “아이들에게 금메달을 안겨주게 돼서 정말 기쁘다”며 “정말 오랜만의 금메달이라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가졌던 아이들에게 ‘아금이(아시안게임 금메달)’, ‘올금이(올림픽 금메달)’라는 태명을 지어줬을 정도로 금메달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당시 두 번 모두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아버지로서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이어 정지현은 “2004년 이후로 국제대회 1등이 거의 없었다. 나갈 때마다 넘어지면서 포기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끝까지 이 악물고 버티면서 그동안 정말 심장이 터져라 훈련을 하면서 많은 준비를 한 것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며 오랜만에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말했다.

그는 결승전에서 예상외의 낙승 이유에 대해 “상대가 키가 컸지만 그만큼 빈틈이 있었다. 그곳을 집중 공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준결승에서 힘든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매 경기 내 능력의 120% 이상을 발휘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며 이날 자신이 경기에 임했던 자세에 대해 설명했다.

정지현은 올해 한국나이로 32세다. 때문에 그는 은연중에 이번 아시안게임이 자신의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했었다. 정지현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에 대해 “리우 올림픽은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지금 너무 힘들어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푹 쉬고 싶다”고 말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이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던 정지현. 하지만 ‘작은 거인’ 정지현은 강인한 정신력, 특유의 지구력과 스피드를 앞세우며 힘의 열세를 극복하고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선수로서, 아버지로서 그의 목표를 모두 이루게 됐다.

[정지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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