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권상우·최지우, 11년 만의 재회가 조용했던 이유 [종영특집①]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11년 만에 다시 만난 배우 권상우와 최지우, '유혹' 속 이들의 호흡은 어땠을까.

배우 권상우와 최지우는 지난 2003년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극본 박혜경 연출 이장수) 이후 11년 만에 '유혹'으로 재회했다. 캐스팅 당시부터 '천국의 계단' 커플의 재회라는 소식에 관심도는 뜨거웠고 그만큼 기대치도 커졌다.

특히 두 배우는 전작 MBC '메디컬탑팀', SBS '수상한 가정부'가 그다지 호평을 받지 못한 탓에 이번 작품에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었고 재회 커플이 유독 많았던 올해 여름, 남다른 호흡을 전면에 내세우며 '유혹'을 힘차게 시작했다.

뚜껑을 열어젖힌 '유혹'의 첫 회에서는 극 중 유세영으로 분한 최지우의 화려한 의상과 모델처럼 큰 키가 돋보여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트렌디한 모습을 보였다. 또 권상우는 정장이 잘 어울리는 특유의 멋진 몸매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두 사람의 호흡은 극 중 두 인물이 위험에 빠졌을 때 더욱 빛이 났다. 불륜녀로 전락한 유세영과 사랑을 지켜내기 위한 차석훈의 모습을 표현한 두 사람은 굳이 많은 대사를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도 많은 것들을 표현했다.

하지만 '유혹'이 시청자들에게 크게 화젯거리가 되지 못했던 이유는, 파격적인 소재인 불륜을 시작으로 달려갔음에도 배우들의 연기는 우아했다는 점이었다. 불륜녀와 불륜남이 아닌 어른들의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는 제작진의 말처럼 '유혹' 속 두 인물은 말이나 행동보다 서로에 대한 믿음을 눈빛으로 보였고 잔잔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에 월, 화 밤 시간대에 잔잔히 볼 수 있었어도 임팩트가 상당히 아쉬웠다.

결국 두 배우가 '유혹'이라는 작품 속에서 표현했던 감정표현과 절제미는 탁월했지만 '어른들의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했던 극적인 면에서는 표현하지 못한 면이 많았다. 감정적으로 더 폭발할 수 있었던 부분에서도 조용히 서로 참아내고 서로를 위해 말없이 뒤에서 애쓰는 모습을 드라마로 담아내기에는 어딘가 빈 공간이 많이 느껴졌다.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는 명대사를 남겼던 '천국의 계단' 속 차송주(권상우)와 한정서(최지우)가 11년 만에 차석훈, 유세영으로 반가운 재회를 했다. 지난 7월 '유혹' 제작발표회에서 권상우는 최지우와의 재회에 "지금까지도 내게 원동력이 돼 준 작품을 함께 했던 터라 오랜만의 만남에도 호흡이 좋다. 이번 드라마가 잘 돼서 10년 후에는 '천국의 계단'과 '유혹'을 합한 '천국의 유혹'을 찍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에게 '유혹' 속 두 배우는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 두 사람이 10년 후 '천국의 유혹'을 찍게 될 수 있을지, 그 때는 어떤 모습의 사랑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배우 권상우 최지우.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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