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목표가 탈꼴찌라면, 4강도 불가능은 아니다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말 그대로다. 1차 목표가 탈꼴찌라면 4강도 불가능은 아니다.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그렇다.

한화는 올 시즌 현재 39승 1무 58패로 리그 최하위(9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15일 LG 트윈스에 밀리며 최하위로 추락한 이후 제자리걸음이다.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3년 연속 최하위, 9개 구단 체제로 바뀐 이후 2년 연속 9위다.

단 하나, 변한 게 있다. 올 시즌 최하위 추락 당시 3할 5푼 7리(20승 36패 1무)였던 승률이 4할 2리까지 올랐다. 그 사이 4위를 놓고 다투던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가 동반 내림세를 탔다. 최근 상승세인 SK 와이번스도 전반기 막판 브레이크 없는 추락으로 승수를 많이 까먹었다.

한화 김응룡 감독과 선수들은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최하위 탈출을 목표로 잡았다. 8위 SK(44승 56패)와의 승차는 3.5경기. 30경기를 남겨둔 현 상황에서 못 뒤집을 이유가 없다. 탈꼴찌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대가 바로 SK다. 따라서 22일 경기가 남은 시즌 순위 다툼에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런데 SK와 4위 LG(46승 1무 55패)의 격차가 단 1.5경기다. LG와 5위 롯데(45승 1무 54패), 6위 두산(44승 53패)은 승차가 0이다. LG(0.4554)와 롯데(0.4545)는 승률 1리도 아닌 9모 차로 4, 5위를 기록 중이며 두산도 4할 5푼 4리로 그 뒤를 쫓고 있다.

7위 KIA(44승 55패)는 위 3팀에 단 한 경기 차 뒤처져 있다. 남은 시즌 소용돌이가 몰아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화가 탈꼴찌를 목표로 서서히 승수를 쌓아 간다면 4강 경쟁에도 뛰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전날(21일) 우천 순연된 대전 SK전을 앞두고 "우리는 순위 다툼과 관계없다. 4강 올라갈 팀들을 잡아 주면 재미있지 않겠느냐"고만 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한화의 4강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게 아니다. 여기저기서 한화의 4강을 얘기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하루 만에 순위가 2계단 내려가고, 경기를 치르지도 않은 팀의 순위가 오르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4위였던 두산이 전날(21일) 삼성전 패배로 6위로 추락했고, 5위와 6위였던 LG, 롯데는 푹 쉬면서 순위가 하나씩 올랐다. 한화와 4위 LG의 격차는 5경기다. 시즌 최다 7연패에 빠진 지난달 9일 4위와 12.5경기였던 격차를 40여일 만에 7경기나 줄였다. 일반적으로 3경기 차를 줄이는 데 한 달 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속도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수도권 구단의 한 선수도 "한화도 잠재적인 4강 후보다. 후반기 전력을 보면 절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 한화의 '탈꼴찌' 목표는 곧 4강 경쟁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의미가 돼버렸다. 4강 경쟁 팀의 부진도 원인이지만 한화의 후반기 선전도 이러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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