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굴러온 돌'에서 '하차'까지…'무한도전' 5년史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힙합듀오 리쌍 멤버 길이 MBC '무한도전'에서 5년 만에 하차했다.

23일 MBC는 "길은 음주운전 사실에 대해 변명의 여지없이 국민 여러분께 사죄를 드리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 또한 제작진에게 앞으로 자숙의 시간을 갖기 위해 '무한도전' 자진 하차의 뜻을 전달했다. 이에 제작진은 길의 자진 하차를 받아들여, 당분간 6인 체제로 녹화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길의 하차 사실을 공식발표했다.

길이 '무한도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09년 '김연아 특집'에서 자리를 비운 방송인 정준하를 대신해 등장하면서부터였다. 당시 MBC '놀러와'의 고정 패널로 활약하며 예능 새내기로 주목받고 있던 길은 '무한도전'에서도 특유의 무리수 개그와 카사노바 콘셉트를 선보였고, 이후 '춘향전 특집'과 '벼농사 특집' 등에서 감초 역할을 담당한 끝에 자연스럽게 정식 멤버로 합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팬덤에게 길이 인정받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상대적으로 '무한도전' 기존 멤버들의 캐릭터와 호흡이 완성된 시기에 길은 합류했고, 특히나 프로그램 내에서 비호감 캐릭터를 담당하며 오랜 시간 부침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또 5년의 '무한도전' 출연 기간 동안 위기도 있었다. 지난 2012년에는 자신이 기획을 맡고 있던 '슈퍼7' 콘서트의 취소로 인해 예능활동 중단을 선언했고, 이후 멤버들의 설득으로 복귀하는 하차 소동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간이 흐를수록 길의 예능감은 조금씩 성장했고, 최근 특집에서는 '뚱뚱뚱보', '해양생물 전문 가수', '길랑우탄' 등 새로운 별명을 얻고, '스피드 레이서 특집'에서 멤버 중 월등한 기량 상승을 보이는 등 프로그램 내에서 제 색깔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이번 음주운전 적발로 인한 자진 하차로 불명예스럽게 마무리됐다.

한편, '무한도전' 측은 "앞으로의 방송에서 길이 출연한 부분을 최대한 시청자 여러분이 불편하지 않은 방향으로 신중하게 조율해서 방송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촬영을 마친 특집 중 일부는 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며 길의 기녹화분에 대한 향후 입장을 밝혔다.

[힙합듀오 리쌍 멤버 길(첫 번째)과 '무한도전' 멤버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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