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여기서 봤을 땐, 안 나갔을 것 같아요.”
3일 잠실 LG 트윈스-KIA 타이거즈전의 백미는 4-4 동점이던 9회초 1사 1,3루서 나온 김선빈의 세이프티 푸시 스퀴즈 번트였다. 볼카운트 1B서 이범호 감독이 사인을 내자 3루 주자 김도영이 LG 마무리 손주영이 공을 던지기도 전에 홈으로 파고 들었고, 김선빈은 살짝 배트를 길게 잡았지만 1루 쪽으로 절묘하게 번트를 댔다.
이 타구는 비교적 강했다. LG 1루수 이영빈이 전진 대시해서 잡았다. 그리고 뒤돌아서서 1루 커버를 들어온 2루수 신민재에게 던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대다수 관계자, 특히 LG 염경엽 감독은 이영빈이 그 타구를 안 잡았다면 파울이라고 봤다.
염경엽 감독은 4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만약 그 타구가 파울이 됐다면, KIA가 다시 김선빈에게 스퀴즈 번트 사인을 내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범호 감독도 4일 경기를 앞두고 만약 그 타구가 파울이 됐다면 김선빈에게 그냥 강공을 지시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여기서 보면 바운드가 잡힐 때 잔디 쪽으로 튀었다. 맞으면서 (내야 파울지역으로)튀는 느낌이 아니라 회전이 반대쪽(내야 잔디쪽)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봤다. 안 잡았어도 흙을 맞았으면 튀어 나갈 수 있는데 잡은 위치가 잔디를 맞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안 나갔을 것 같다”라고 했다.
김선빈이니까 그런 작전을 펼칠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원래 푸시 번트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대는 애니까. 젊을 때 그렇게 안타를 많이 쳤다. 1B이 되길래 머릿속에 갑자기 탁 떠올라서 냈는데 선빈이 아니면 안 냈죠. 손주영이 컨트롤이 좋은 친구고 왼손투수니까 1루로 가면서 번트 대기가 좀 편하다. 선빈이었으니까 한번 도전 해봤다”라고 했다.
단, 김선빈도 갑자기 번트를 대면서 짧게 배트를 잡지는 못했다고. 이범호 감독은 “최대한 표시를 안 내기 위해서, 치는 것처럼 하고 발을 내다보니까 방망이를 좀 더 밑으로 못 잡은 것 같다. 2루 쪽이라도 강하게 대려고 했는데 약간 빗맞은 것 같다. 어제의 운이죠”라고 했다.
김선빈은 컨택 능력이 워낙 좋은 타자이기도 하다. 그래도 그 상황서는 1점 짜내기가 중요했다. 이범호 감독은 “워낙 방망이에 공을 잘 맞추는 친구라 조금 고민스럽긴 하죠. 거기서 안타를 치고 다음 타자에게 번트를 대면 대량 득점이 될 수 있으니까.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선빈이니까 문제없이 하겠다 싶어서 댔다. 본인이 갖고 있는 능력이다. 잘 해줬다”라고 했다.
잠실=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