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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지각변동①] 1위 독주에도 실적은 ‘주춤’…생존 위해 네이버와 ‘혈맹’ 택한 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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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매출 97%가 거래수수료…영업익 80% 급감
네이버 결제·AI와 시너지…스테이블코인 신사업 주목
주식교환 두 차례 연기…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장기화

[편집자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합종연횡 경쟁 구도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거래수수료와 점유율을 놓고 맞붙던 거래소들이 금융사·빅테크와 손잡고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연계자산(RWA)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마이데일리는 ‘가상자산 지각변동’ 시리즈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둘러싼 국내 금융·증권·IT 기업들의 치열한 M&A(인수합병) 및 협업 사례를 진단했다.

① 1위 독주에도 실적은 ‘주춤’…생존 위해 네이버와 ‘혈맹’ 택한 두나무

② 은행·증권·카드까지 줄섰다…두나무에 2조 꽂은 금융권

③ 후순위 ‘디지털X’ 베팅한 미래에셋 …‘150조’ 미션 성공할까

④ 한투·OKX 나란히 20%…코인원, 업비트·빗썸 양강 흔들까

⑤ 거래소마다 ‘큰손’ 붙는데…짝 없이 홀로 선 2위 빗썸

(왼쪽부터)이해진 네이버 의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그래픽=정수미 기자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결합을 추진하며 ‘코인 1등 DNA’를 지켜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네이버의 플랫폼·결제·인공지능(AI)과 두나무의 블록체인·디지털자산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동시에 매출 대부분을 거래수수료에 의존해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다.

1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40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1%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1115억원으로 79.7%, 당기순이익은 1084억원으로 74.1% 떨어졌다.

실적 변동성이 큰 이유는 거래수수료에 치우친 수익구조다. 상반기 거래 플랫폼 수수료 수익은 3955억원으로 전체 영업수익의 96.9%를 차지했다. 기타 서비스 영업수익은 126억원으로 3.1%에 그쳤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매매 중개 외에도 스테이킹과 적립식 투자 서비스 ‘코인모으기’,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 ‘코인빌리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증권정보 서비스 증권플러스와 블록체인 사업도 하고 있지만 거래수수료를 대체할 수익원으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가상자산 거래가 줄면 두나무 실적도 함께 꺾일 수밖에 없다. 실제 상반기 거래 플랫폼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8% 감소했다. 업비트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수익원을 넓혀야 하는 이유다.

두나무 상반기 경영실적 추이. /정수미 기자

◇ ‘수수료 의존’ 탈피 위해 네이버 손잡았다

두나무가 사업 확장 파트너로 택한 곳은 네이버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1월 포괄적 주식교환을 결정했다. 교환비율은 두나무 주식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주식 2.5422618주다. 거래가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다.

네이버는 검색·쇼핑·콘텐츠 플랫폼과 AI·데이터 인프라를 갖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를 기반으로 결제·금융 사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사업과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가상자산 거래를 넘어 결제 등으로 사업을 넓힐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분야가 스테이블코인이다.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네이버페이의 결제 인프라와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을 연결해 디지털자산을 결제·송금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신사업의 구체적인 방향은 향후 입법에 달려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요건, 가상자산거래소의 업무 범위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제도 설계에 따라 두 회사가 추진할 수 있는 사업도 달라질 수 있다.

◇ 네이버·두나무 결합 속도조절…공정위 심사 변수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결합 일정은 이미 두 차례 미뤄졌다. 당초 올해 6월 말이던 주식교환 예정일은 9월 말로 연기된 데 이어 다시 12월 31일로 조정됐다. 주주총회는 오는 11월 19일 열린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공정위 심사와 금융당국에 대한 신고 절차 등을 감안해 거래를 안정적으로 종결하기 위해 기존 일정을 추가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박상진 Npay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등이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네이버

일정이 거듭 미뤄진 데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의 코빗 인수는 지난해 말 기업결합 신고 이후 지난 7월 승인을 받았다. 코빗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 점유율이 약 0.5%로 낮아 경쟁제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결합 심사는 길어지고 있다. 업비트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네이버도 간편결제 등에서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코빗 결합과 달리 경쟁제한성을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방침이다.

대주주 적격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다소 줄었다. 네이버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지난해 9월 1심에서 벌금 2억원을 선고받으면서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올해 7월 규제합리화위원회가 위반 정도와 책임 등을 따져 예외를 인정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을 권고하면서 관련 부담은 일부 덜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의 대주주 지분 규제는 변수로 남아 있다. 금융당국은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보유 한도를 원칙적으로 20%로 제한하고 일부 예외에는 최대 34%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 방안이 기존 사업자에도 적용되면 두나무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기존 사업자에 유예기간을 주거나 지분율 대신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어 최종 입법 내용을 지켜봐야 한다.

결합 이후에는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양사는 주식교환 완료일부터 1년 안에 네이버파이낸셜 IPO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최근 두나무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과 미국 일반회계기준(US GAAP)의 차이를 검토하면서 미국 상장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상장 시장과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두나무 관계자는 “네이버 등과의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Web3) 생태계와 AI 기술을 결합해 금융을 넘어 일상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글로벌 융합 플랫폼 인프라를 설계하고자 한다”며 “변화하는 시장환경과 고도화하는 기술 생태계에서 지속적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미 기자 sumipota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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