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C형간염이 주요 원인…대사이상 지방간도 위험요인
조기 발견 땐 수술 가능성 높아…치료 후 재발 관리도 중요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간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지기 쉬운 암이다. B형·C형간염뿐 아니라 흔히 가볍게 여기는 지방간도 염증과 섬유화가 이어지면 간경변과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2일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23년 간암은 전체 암 발생의 5.1%를 차지해 발생 순위 7위를 기록했다. 암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 2위다.
간암은 50대 이후 발생이 크게 늘어난다. 국내 간암 환자 가운데 60대가 30.7%로 가장 많았고 70대 25.1%, 80대 18.8%, 50대 18.5% 순이었다.
◇ 초기 증상 거의 없어…황달 나타났다면 진행됐을 수도
간은 상당 부분이 손상돼도 남아 있는 조직이 기능을 대신하기 때문에 초기 간암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나면 피로감이나 식욕 저하, 체중 감소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암이나 간 기능 저하가 더 진행되면 황달과 복수, 우상복부 통증이 나타나거나 배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은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 조기에 발견하기는 어렵다. B형·C형간염이나 간경변 등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완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에는 이미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위험 요인을 갖고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B형·C형간염이 주요 원인…지방간도 방심 금물
간암은 대부분 오랜 기간 간 손상이 누적되면서 발생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B형간염과 C형간염 같은 바이러스성 만성간염이다. 염증이 장기간 반복되면 간경변으로 이어지고 간암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최근에는 알코올성 간질환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도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비만과 당뇨병, 대사증후군 증가로 지방간 환자가 늘면서 지방간이 향후 간암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간 자체는 비교적 흔하지만 지방간염과 섬유화가 동반되면 간경변과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지방간을 진단받았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간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 간암 수술, 암 제거와 간 기능 보존이 핵심
간암 치료는 종양의 크기와 개수, 위치뿐 아니라 간 기능과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한다.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간절제술로 암이 있는 부위를 제거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간 기능을 충분히 남기는 것이 핵심이다.
김 교수는 “간은 혈류가 매우 풍부한 장기이기 때문에 수술 과정에서 출혈 위험이 높다”며 “간암 수술은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충분한 간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고 고난도 수술이다”고 설명했다.
절제가 가능하면 간절제술을 시행하고 간경변 등으로 간 기능이 크게 떨어져 있거나 종양 특성이 일정 기준에 부합하면 간이식을 고려한다. 수술은 환자와 병변 특성에 따라 개복, 복강경, 로봇 수술 등을 선택한다.
수술 이후에도 재발 가능성에 대비한 정기 검사가 필요하다. 간암 환자는 만성간질환이나 간경변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남아 있는 간의 다른 부위에서 새로운 암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이 어렵거나 간 안에 여러 개의 종양이 발생한 경우에는 간암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경동맥 화학색전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 예방 핵심은 위험인자 관리…고위험군 정기검진
간암은 주요 위험요인이 비교적 분명한 만큼 이를 줄이는 것이 예방의 핵심이다.
B형간염은 예방접종으로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고 예방백신이 없는 C형간염은 감염된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성 간질환이 있다면 음주량을 줄이거나 금주해야 한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체중 감량과 식이조절, 운동 등을 통해 간경변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김 교수는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B형간염 또는 만성 C형간염, 간경변이 있는 고위험군이라면 정기적인 검사와 건강검진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며 “알코올성 간질환이 있다면 음주량을 줄이거나 금주하고,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환자는 체중 감량과 식이조절, 운동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