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회장, M&A·오픈이노베이션으로 토털헬스케어 구축
김동한 전무, 자회사 한독헬스케어서 수익성 입증이 관건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케토톱과 훼스탈 등의 히트 상품으로 70년 넘는 기간 국내 대표 제약·헬스케어 기업으로 자리잡은 한독이 3세 경영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의약품을 넘어 진단·의료기기·건강관리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2세 김영진 회장의 장남 김동한 전무가 자회사 대표를 맡으며 3세 경영인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김동한 전무는 현재 한독 기획조정실 전무이자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지난해 출범한 한독헬스케어의 각자대표를 겸하고 있다. 김 회장이 구축한 토털헬스케어 포트폴리오 가운데 자신이 맡은 사업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김 전무의 경영 성과를 가를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984년생인 김 전무는 창업주 고(故) 김신권 명예회장의 손자다. 2014년 한독 컨슈머헬스케어&신사업본부 이비즈니스팀에 입사한 뒤 2016년 팀장, 2018년 경영조정실장을 맡았다. 2022년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고 2024년 기획조정실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의 부친인 김 회장은 1984년 한독 경영조정실에 입사해 경영 경험을 쌓은 뒤 2006년 회장에 올랐다. 이후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진단과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디지털헬스케어 등으로 넓히며 토털헬스케어 전략을 추진해왔다.
외부 기업과의 인수·투자·협업은 한독의 사업 확장을 이끈 주요 수단이었다. 2014년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문을 인수해 붙이는 진통제인 ‘케토톱’을 확보했고, 케토톱은 이후 연 매출 400억원을 넘어서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연구개발에서는 일찍부터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용했다. 2007년 제넥신과 혈우병 치료제 공동개발을 시작한 뒤 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 개발과 지분투자로 협력 관계를 확대했고, GX-H9은 2015년 중국에 기술수출됐다. 이후 에이비엘바이오·SCM생명과학·스파크바이오파마 등과 신약개발에 협력하고 미국 레졸루트에 투자하는 한편 컴퍼스 테라퓨틱스와 협력하면서 암·희귀·대사질환 분야로 파이프라인을 넓혔다.
또한 엔비포스텍과 체외진단 의료기기, 웰트와 디지털치료기기 개발에 나서는 등 오픈이노베이션의 범위를 신약에서 진단·의료기기와 디지털헬스케어로 넓혔다. 올해 상반기 연속혈당측정기 ‘바로잰 Fit’ 매출이 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하는 등 일부 신사업에서도 외형이 커졌다.
◇ 본업 살린 승부수, 김동한 전무 “성장과 수익 동시 입증해야”
김 회장이 M&A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온 가운데 김 전무는 한독헬스케어를 통해 직접 사업 경영에 나섰다.
한독은 지난해 컨슈머헬스케어 사업을 물적분할해 한독헬스케어를 출범시켰다. 일본 기능성 원료 자회사 테라밸류즈도 한독헬스케어 산하로 편입했다. 한독이 한독헬스케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김 전무와 권소현 대표가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김 전무는 건강기능식품과 식품사업을 맡고 권 대표는 글로벌 원료사업과 연구개발(R&D)을 담당한다. 한독헬스케어는 건강기능식품 ‘네이처셋’과 숙취해소 브랜드 ‘레디큐’, 프리미엄 커큐민 원료 ‘테라큐민’ 등을 보유하고 있다. 김 전무는 본사 기획조정 업무에 더해 별도 사업회사 대표로 성과를 직접 책임지게 됐다는 점에서 역할의 무게도 커졌다.
본업에서는 올해 들어 실적 회복세가 나타났다. 한독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은 26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8억40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판매 증가 등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다만 영업이익 개선이 아직 순이익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한독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으로 117억6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억4700만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사업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늘어난 금융비용 부담이 원인이 됐는데, 연결 기준으로 보면 금융자산 평가손실(약 92억원)과 관계기업 지분법 손실(약 101억원)을 합해 손실액은 213억원까지 불어난다.
향후 한독이 신약개발뿐 아니라 진단·의료기기와 디지털헬스케어,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혀온 만큼 앞으로는 확대된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일이 과제로 남는다. 김 회장이 토털헬스케어라는 큰 방향을 만들어왔다면, 김 전무는 자신이 맡은 건강기능식품·식품사업에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한다.
김 전무가 본사 기획조정과 한독헬스케어 경영을 동시에 맡으며 역할을 넓히고 있는 만큼 향후 자회사 성과는 한독 내 경영 입지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경영지원과 전략 업무에서 출발한 김 전무가 직접 사업을 맡아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향후 경영 보폭도 달라질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독은 오랜 기간 인수와 투자, 협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지만 확대된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며 "김 전무 역시 자회사 경영을 맡은 만큼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것이 향후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