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까지 소화가 가능하다. 코트 분위기를 바꾸는 힘도 갖고 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에너자이저’ 임재영(대한항공)의 이야기다.
임재영은 올해 대표팀에 발탁돼 꾸준히 활약 중이다. 경기 흐름을 바꾸는 서브와 공격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3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바레인과 평가전에서도 교체 투입돼 제 몫을 다 했다. 한국이 연속 득점을 내주며 끌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세터 황승빈(현대캐피탈)과 교체 투입돼 바로 공격 득점을 올리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코트 위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 역시 임재영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처음 본 건 상무에 있을 때다. 대한항공 경기를 보러 갔을 때도 아포짓으로 뛰는 것만 봤다. 그런데 이후 피지컬도 강해졌고, 에너지 있는 모습이 좋았다. 그렇게 관심을 갖고 계속 찾아봤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리시브가 좋지 않다고 얘기하지만 내가 봤을 때 그런 모습은 없었다. AVC컵 대회에서도 우리 팀 내 베스트 리시버였다. 한국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중 정지석, 허수봉은 하이볼을 잘 처리해주는 선수들이다. 임재영도 충분히 그만큼 해결해 줄 선수다”고 힘줘 말했다.
임재영도 “분위기가 처질 때가 있다. 밖에서 보고 있으면 안에서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인다. 그걸 파악하고 들어갔을 때는 분위기를 끌어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임재영은 대표팀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다. 훈련 중에도 임재영은 프랑스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어빈 은가페를 외치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재영은 “선수들과 장난으로 유망한 외국인 선수 얘기를 한다. 그런 자신감으로 하면서, ‘나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훈련에 임한다. 분위기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를 옆에서 들은 한태준은 “자칭 은가페라고 한다”면서 “재영이 형이 그렇게 할 때마다 팀 분위기가 올라간다. 전 웃고만 있는다”고 답했다.
바레인과 두 차례 평가전을 마친 한국은 오는 9월 4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선수권에 출격한다. 아시아 내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6위 일본을 비롯해 19위 이란, 24위 카타르, 37위 중국 등 만만치 않다. 2028 LA올림픽 본선 진출권이 걸려있는 만큼 최정예 멤버로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상위 3개 팀에는 2027년 FIVB 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한국 남자배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28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을 노린다. 동시에 2025년 세계선수권 출전 이후 다시 한 번 세계무대에 오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임재영은 “첫 번째로 강팀을 만나도 기죽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같은 배구 선수들이지 않나. 제 몫만 다 해준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임재영다운 각오를 전했다.
계속해서 “세계적인 선수가 나와도 우리만의 배구를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우리 팀에도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자신감을 갖고 하면 된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날 경기 직후 임재영은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위해 잠시 마이크를 잡았다. 경기장을 방문한 아들을 안고 팬들 앞에 섰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아들은 율동과 함께 동요 ‘둥글게 둥글게’를 부르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임재영의 ‘아빠 미소’도 번졌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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