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백화점이 벌어도 마트서 샌다”…롯데, ‘1조 오카도 프로젝트’가 짊어진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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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2분기 영업익 121%↑…백화점이 실적 견인
마트 378억 적자 지속…2000억 투입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시험대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전경. /롯데쇼핑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롯데쇼핑이 백화점 호조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마트 적자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백화점 의존도를 낮추려면 마트의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만큼, 롯데가 추진해 온 오카도 물류 투자의 성과에 관심이 모인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4850억원, 영업이익 8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 121.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4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분기 백화점 사업부 영업이익은 11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4% 증가했다. 롯데쇼핑 전체 영업이익 899억원보다도 298억원 많은 수치다. 백화점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와 연결조정을 합치면 적자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특히 국내 백화점 영업이익은 1123억원으로 77.6%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패션 상품 판매 호조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 백화점도 7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6분기 연속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반면 마트 사업부는 같은 기간 매출이 2.6% 증가한 1조3295억원을 기록했지만 3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2분기 390억원 적자에서 손실 규모를 12억원 줄이는 데 그쳤다. 국내 마트만 보면 매출은 3.5% 증가한 9789억원, 영업손실은 422억원이었다.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과 종합부동산세 반영 등으로 매출 회복에도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외관 전경. /롯데쇼핑

롯데쇼핑은 이달 부산 강서구에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가동을 시작했다. 약 2000억원이 투입된 센터에는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의 기술이 적용됐다. 상품 입고와 보관부터 주문, 피킹, 포장, 출하까지 물류 과정을 자동화한 고객풀필먼트센터(CFC)다.

최대 1000대의 로봇이 센터 내부에서 상품을 운반하며 냉장·냉동식품을 포함해 최대 3만5000개 상품을 취급한다. 하루 최대 주문 처리량은 3만3000건이다. 부산을 시작으로 김해·창원·통영·진주·거제 등 영남권으로 배송 지역을 넓히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27일부터 해당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과 무료배송 프로모션도 시작했다.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6개 CFC를 구축하고 2032년 온라인 식료품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부산센터는 이 계획에 따라 문을 연 첫 번째 CFC다.

문제는 첫 센터의 투자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롯데마트는 부산센터가 운영 5년차에 하루 최대 목표 주문량인 3만3000건 수준에 도달하고, 6년차부터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롯데와 오카도가 2022년 체결한 계약에 따르면 롯데는 계약 체결과 CFC 개발 단계에서 일정 비용을 지급하고, 센터 가동 이후에도 실제 매출과 설치된 처리 용량, 서비스 기준 등에 연동된 비용을 오카도에 지속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부산센터 구축에 투입된 약 2000억원 외에도 플랫폼과 자동화 시스템 이용에 따른 비용이 이어지는 구조다. 센터의 주문량과 매출 증가가 예상보다 더딜 경우 투자비 회수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내부 AI 로봇 모습. /롯데마트

◇ “미국, 3곳 폐쇄·3조6000억 손실…캐나다, 캘러거 센터 폐쇄”

해외에서도 오카도의 대형 자동화 물류센터가 모두 안착한 것은 아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크로거는 지난해 오카도와 구축한 자동화 물류센터 8곳 가운데 3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전자상거래 전략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시설 폐쇄와 자동화 물류망의 실적 부진 등에 따라 26억달러(약 3조5900억원) 규모의 손상차손과 관련 비용을 반영했다.

캐나다 유통업체 소비스도 올해 1월 오카도 기술을 적용한 캘거리 CFC를 폐쇄하기로 했다. 앨버타 지역의 온라인 식료품 시장 규모와 성장 속도가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에 이어 추진해 온 고양 2호점도 현재 공사가 멈춰 있는 상태다. 롯데쇼핑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초 부산 1호점과 고양 2호점이 함께 진행되는 사업이었지만 내부적으로 부산센터의 운영 상황을 지켜본 뒤 고양센터 사업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바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백화점이 실적을 끌어올리는 동안 마트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부산센터의 성과는 롯데쇼핑의 사업부 간 수익성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통해 부산과 영남권 400만 가구를 대상으로 새벽·주간·야간 등 하루 최대 13회차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통해 고객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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