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펫] “새벽 1시, 아이가 떠났다”…1500만 반려시대 마지막 숙제, ‘찾아가는 펫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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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펫, 한밤중 상담부터 장례지도사 출동까지
무지개다리 건넌 반려동물의 마지막 24시간 동행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지난 17일 밤 11시 40분.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몰티즈 ‘보리’가 보호자의 품에서 숨을 거뒀다. 8년을 함께한 반려견이었다. 며칠 전부터 기력이 떨어졌지만 이날 밤 무릎 위에서 조용히 눈을 감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보호자 김모씨(42)는 슬픔보다 당혹감이 앞섰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장례식장에 연락해야 할지, 동물병원으로 데려가야 할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웠다.

“어디에 전화를 해야 하는지, 장례식장으로 데려가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가 3곳 중 1곳에 달하면서 반려동물의 죽음을 준비하는 ‘펫 장례’ 수요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시설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2월 발표한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은 29.2%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3곳 중 1곳에 육박한 셈이다.

반면 올해 4월 기준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전국 동물장묘업체는 장례식장·봉안시설·사체처리시설을 모두 합쳐 86곳이다. 특히 서울에는 종합시설이 없어 수도권 반려인들이 외곽으로 이동해 장례를 치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갑작스러운 이별이 새벽이나 심야에 찾아오면 문제는 더 커진다. 장례시설을 검색하고 영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이동수단까지 직접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다행히 보람상조의 반려동물 장례서비스 ‘스카이펫’에 가입해 있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 스카이펫 상황실에 전화를 걸었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지금 어디에 계세요?”…새벽에도 이어진 상담

스카이펫 상황실에서는 반려동물의 이름과 마지막 숨을 거둔 시간, 현재 위치 등을 확인했다. 이후 보호자가 있는 곳과 가까운 장례 인력을 배정했다.

스카이펫이 내세우는 것은 ‘찾아가는 장례서비스’다.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데리고 장례식장을 찾아가는 대신 장례지도사가 직접 자택으로 찾아가는 방식이다.

스카이펫은 24시간 상황실에서 접수를 받은 뒤 인근 장례 인력을 배정하고 자택에서 장례 절차를 진행한다.

새벽 1시가 가까워지자 장례지도사가 김씨의 집을 찾았다.

김씨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보리를 어떻게 장례식장까지 옮길지였다. 하지만 장례지도사가 직접 찾아오면서 당장 차량을 구하거나 심야에 장례시설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었다.

장례지도사는 먼저 보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 뒤 자택에서 염습을 진행했다. 몸을 정갈하게 닦고 매무새를 가다듬는 과정이다. 보호자가 원하면 평소 사용하던 담요나 장난감 등을 함께 준비할 수도 있다.

김 씨는 “보리를 데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막막했는데, 누군가 와서 하나씩 알려주니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 새벽 장례식장 이동…운구부터 화장까지

염습을 마친 보리는 스카이펫과 제휴된 반려동물 전용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반려동물 장례는 일반적으로 상담과 운구, 장례식장 도착, 염습·입관, 추모, 화장, 유골 수습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반려동물 장묘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이 과정 자체가 보호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스카이펫은 보호자가 직접 이동수단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도록 운구부터 장례 절차까지 연결한다. 보호자는 장례지도사의 안내를 받으며 마지막 인사를 준비하면 된다.

장례식장에 도착한 뒤에는 마지막 추모 시간이 이어졌다. 이후 반려동물 전용 화장로에서 화장이 진행됐고, 화장 후에는 유골을 수습해 보호자에게 전달했다.

장례지도사는 각 절차의 의미를 설명하며 보호자가 마지막 순간을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반려동물도 ‘가족’…장례 서비스도 달라졌다

반려동물 장례 시장은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인식 변화와 함께 달라지고 있다.

농식품부 조사에서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반려동물 양육이 보편화하면서 생애주기 마지막 단계인 장례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동물보호법 개정 이후 반려동물 사체의 임의 매립이나 일반 폐기물 처리는 금지돼 있으며, 등록된 동물장묘업체를 통한 처리가 원칙이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와 맞물려 사람의 장례를 다뤄온 전문 인력이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지원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는 것.

보람상조는 약 35년간 사람의 장례를 진행해온 장례지도사 경험을 반려동물 장례에 접목했다. 염습 등 장례 절차뿐 아니라 보호자를 대하는 방식과 각 과정에 대한 설명까지 사람 장례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화장로에 넣고 꺼내는 기계적인 작업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을 배웅하는 의식으로 진행한다”며 “염습 절차, 반려인을 대하는 태도, 슬픔의 단계에 맞춘 안내 방식 등이 다른 장례업체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성스러운 추모 과정이 반려인의 심리적 치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본다.

반려동물 전문가는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인정하고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장례 절차는 보호자의 상실감과 우울감 이른바 펫로스 증후군 극복에 큰 도움이 된다”며 “장례 서비스가 사후 처리뿐 아니라 보호자의 마음까지 세심하게 보듬어주는 정서적 돌봄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례 끝나도 이어지는 추모

스카이펫의 서비스는 장례 절차 이후까지 이어진다.

화장 후 반려동물의 털 등을 활용해 메모리얼 주얼리를 제작하는 ‘펫츠비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반지와 목걸이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으며, 제작에는 통상 4~6주가량 걸린다. 김씨는 보리와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팔찌를 선택했다.

김 씨는 “장례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오히려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며 “그래도 보리를 기억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게 위로가 됐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화장만으로 끝나는 절차도 아니다. 보호자에게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다는 기억을 남기고 반려동물을 가족으로서 배웅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보람상조가 반려동물 장례 시장에서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장례 역시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에도 보호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는 사람’이다. 갑작스러운 새벽의 이별처럼 준비되지 않은 상황일수록 상담부터 이송, 장례까지 한 번에 연결하는 서비스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보호자에게도 가족을 떠나보내는 것과 같은 큰 슬픔”이라며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보호자가 장례 절차에 대한 부담을 덜고 마지막까지 반려동물을 잘 배웅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방금숙 기자 mintb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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