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밑창·아치 지지 부족, 무릎·골반 거쳐 영향
장시간 보행시 쿠션·스트랩 갖춘 안정적 신발로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여름이면 쪼리와 샌들이 대세다. 가볍고 발이 시원해 가까운 외출부터 여행까지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밑창이 얇고 발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는 신발을 장시간 신으면 걸음걸이가 흐트러지고 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박홍범 고려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발 아치 지지 기능이 부족한 신발을 장시간 신으면 지면 충격이 충분히 흡수되지 않아 무릎과 골반을 거쳐 요추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2년 발표한 척추·관절질환 의료이용 분석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척추질환 환자는 113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2%에 달했다. 국민 5명 가운데 1명꼴이다. 요통은 그중에서도 흔한 증상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살면서 한 번쯤 경험할 만큼 일상과 가까운 질환이다.
여름철에는 냉방으로 몸이 굳거나 더위 탓에 활동량이 줄면서 허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여기에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신발도 영향을 미친다. 쪼리와 샌들은 운동화보다 발을 지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이 걸을 때 발은 지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가장 먼저 받아낸다. 발바닥의 아치는 체중과 충격을 여러 방향으로 분산해 발목과 무릎, 골반, 척추에 전달되는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밑창이 지나치게 얇거나 평평한 신발은 충격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다. 발바닥에 가해진 충격이 무릎과 골반을 거쳐 허리까지 그대로 전달되면서 평소보다 쉽게 피로해지고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발을 고정하지 못하는 구조도 문제다. 쪼리를 신고 걸을 때는 신발이 벗겨지지 않도록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으로 끈을 붙잡는 듯한 동작을 반복하게 된다. 자연스러운 보행과 달리 발가락에 힘이 들어가고 보폭은 짧아질 수 있다.
신발이 발뒤꿈치에서 계속 떨어지면 자신도 모르게 발을 끌거나 종아리에 힘을 주며 걷게 된다. 이런 걸음걸이가 오래 이어지면 종아리 근육이 긴장하고 발목과 무릎의 움직임도 달라진다. 결국 골반과 척추의 정렬에도 영향을 줘 허리 부담을 키울 수 있다.
그렇다고 여름철 샌들을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거리를 짧게 이동할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여행이나 쇼핑처럼 오래 걷는 날에는 신발의 디자인보다 보행 안정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
밑창은 발 너비에 맞고 쉽게 휘어지지 않는 것이 좋다. 굽이 지나치게 높거나 밑창이 종잇장처럼 얇은 제품은 피하고, 충격을 줄여주는 쿠션과 발 아치를 받쳐주는 구조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뒤꿈치나 발목을 잡아주는 스트랩이 있으면 걸을 때 신발이 흔들리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이미 허리 통증이 있다면 신발 선택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발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하는 신발은 걸음걸이와 자세를 흐트러뜨려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통증을 피하려고 몸의 한쪽에 힘을 주거나 허리를 구부린 채 걷는 습관이 이어지면 척추 정렬이 무너지고 통증이 반복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홍범 교수는 “쪼리나 샌들을 신은 뒤 허리 통증이 반복된다면 착용 시간을 줄이고 보행 자세를 점검해야 한다”며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다리 저림, 감각 이상이 동반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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