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중국 영화계의 거장 주성치 감독이 선보인 신작 영화에 한국 여자 축구팀을 악의적으로 비하하고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되어 국내외에서 거센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14일 펑파이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1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 주성치 감독 연출의 영화 '쿵푸사커'는 개봉 사흘 만에 누적 박스오피스 흥행 수익 6억 위안(약 1,320억 원)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 2001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코미디 액션 영화 '소림축구'의 정식 후속작 격인 작품으로, 실력이 형편없던 약체 여자 축구팀이 전통 무술을 접목해 시련을 극복하고 기적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코미디 스포츠물이다. 그러나 작품이 베일을 벗은 후 예고편과 본편의 특정 장면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극 중에서 상대 팀으로 등장하는 한국 여자 축구팀을 묘사하는 방식이 매우 왜곡되고 모욕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영화 속에서는 국내 특정 명문 여대를 노골적으로 연상케 하는 '이화여자 축구팀'이 등장한다. 이들은 경기 중 상대 선수에게 먼저 발을 걸거나 교묘하게 폭력을 행사한 뒤,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인 양 할리우드 액션을 취해 상대의 퇴장을 유도하는 등 온갖 비겁한 수법을 쓰는 ‘반칙 축구’의 전형으로 묘사된다. 뿐만 아니라 경기 중임에도 서클렌즈를 착용하고 거울을 보며 화장과 외모 가꾸기에만 열중하는 유난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지는가 하면, 조롱 섞인 어눌한 한국말 대사까지 삽입되어 한국 관객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서 교수는 "지난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당시에도 베이징시 광전총국이 제작한 쇼트트랙 영화 '날아라, 빙판 위의 빛'에서 한국 선수들을 악의적인 '반칙왕'으로 묘사해 큰 공분을 산 적이 있다"라고 과거 사례를 짚었다.
이어 서 교수는 "아무리 픽션에 기반한 B급 감성의 코미디 영화라고 할지라도, 쇼트트랙에 이어 축구에 이르기까지 한국 스포츠계를 지속적으로 깎아내리고 모욕하는 행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잘못된 일"이라고 강하게 일갈했다. 아울러 "오는 8월로 예정된 '쿵푸사커'의 본격적인 글로벌 해외 개봉에 앞서 이처럼 왜곡된 잘못된 부분들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것"이라며 "더 이상 선을 넘는 근거 없는 비유와 묘사로 주변국에 피해를 주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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