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김남구 회장의 ‘한국투자생명보험’…롯데손보 인수 물망에도 상표는 생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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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한국투자생명보험’ 상표 출원…손보 상표는 아직 없어
롯데손보·예별손보 잇단 인수 검토에도 생보 전략 여전히 진행형?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그래픽=최주연 기자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근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공식 검토하고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등 손해보험사 인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룹이 확보한 보험사 상표는 '생명보험'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마이데일리> 취재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 특허청에 '한국투자생명보험' 상표를 출원했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한국투자손해보험' 등 손해보험 관련 상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원 시점과 이후 이어진 보험사 인수 행보를 감안하면 당시 상표 전략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최근 손해보험사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생명보험 상표만 먼저 확보한 이유에도 업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 롯데손보는 "검토 중"…예별손보도 참여

한투금융은 최근 보험사 인수전에서 가장 적극적인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올초부터 예별손보 공개매각 절차에 참여했고, 지난달에는 조회공시를 통해 롯데손보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공식 밝혔다.

보험업 진출은 김남구 한투금융 회장이 수년 전부터 추진해 온 그룹의 숙원 과제로 꼽힌다. 한투금융은 증권을 중심으로 자산관리(WM) 경쟁력을 구축했지만 은행 계열사가 없는 만큼 보험업 진출 시 연금과 퇴직연금, 장기 자산관리까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주요 보험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인수 후보로 거론돼 왔다.

다만 인수 의지만으로 거래가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보험사는 인수 이후 대규모 자본 확충이 뒤따르는 만큼 보험사 M&A에서는 인수 가격보다 인수 이후 추가 출자 여력이 더 중요한 변수라는 평가가 많다.

한투금융의 올해 3월 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1.96%로 금융당국 관리 기준인 130%까지 추가 출자 여력은 약 7276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금융지주가 자회사에 얼마나 추가 자본을 투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관련 기사 : ‘5조4262억 vs 7276억’ 롯데손보 실탄 경쟁…신한, 한투보다 8배 큰 출자 여력>

'한국투자생명보험' 상표는 지난해 5월 28일 출원됐다. 당시 시장에서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매각이 추진되면서 한투금융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던 시기였다. 거래는 결국 성사되지 않았지만 이후에도 한투금융은 롯데손보와 예별손보 등 손해보험사 인수전에 잇달아 이름을 올렸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손해보험 관련 상표는 별도로 출원하지 않았다. 물론 상표 출원만으로 특정 보험사 인수를 단정할 수는 없다. 브랜드 선점을 위해 상표를 미리 확보하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손해보험사 인수를 검토하면서도 생명보험 상표만 먼저 확보한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 손보 인수전 한복판…상표는 생보만 취득

현재 시장에 거론되는 대표적인 생명보험 매물은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KDB생명이다. 특히 KDB생명은 산업은행이 최근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자본 확충을 통해 건전성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과거보다 인수자의 초기 부담이 줄어든 만큼 다시 매물로서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인수 이후 부담이 더 크다. 롯데손보만 하더라도 지급여력(K-ICS)과 기본자본 K-ICS 규제 대응을 위해 인수 이후에도 수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 이상의 추가 자본 투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한투금융은 해당 상표가 보험사 인수를 대비한 ‘사전적인 브랜드 확보 차원’일 뿐, 특정 보험사나 생명보험 중심 전략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보험사 인수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미리 준비해 두는 차원"이라며 "시장에 나오는 보험사들을 전반적으로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한투금융의 장기적인 보험 전략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별손보 입찰 당시 한투금융이 예금보험공사에 요청한 지원 금액이 1조 후반대를 적어낸 것으로 알고 있고, 결국 1조 초반대를 제시한 OK금융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며 "손해보험사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전략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투금융이 장기적으로 메리츠금융지주와 유사한 사업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험료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장기 자금을 확보하면 증권과 자산운용 중심의 투자 사업을 확대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한투금융은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는데 다만 한투금융이 메리츠금융그룹 모델을 추구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현재 시장에 남아 있는 대형 생명보험 매물은 사실상 KDB생명 정도"라며 "생명보험 상표를 먼저 확보한 점까지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생명보험사도 중요한 선택지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업계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최주연 기자 prot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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