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가수 박서진의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지 않으려 오랜 시간 심각한 난청을 숨겨왔던 애달픈 속내를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가족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 451회에서는 부친의 심상치 않은 청력 문제로 병원을 찾은 박서진 가족의 눈물겨운 사연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박서진은 가족들과 함께 장을 보고 귀가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 아버지 때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얼마 전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병력이 있었기에 가족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집 안으로 들어서자 아버지는 그저 아들의 노래를 고성량으로 틀어놓은 채 즐기고 있어 황당함을 안겼다.
이후 식사 자리에서도 어머니의 외침을 전혀 알아듣지 못해 부부 싸움으로 번지자, 박서진은 간이 청각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아버지가 '전연령' 대상의 소리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충격적인 상태임이 드러났다.
결국 이튿날 박서진은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을 방문해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박서진은 의사에게 "아빠가 귀가 잘 안 들리신다"라고 다급히 설명했다.
"한 7~8년 전쯤부터 청력이 안 좋아졌다. 돈이 참 비싸더라"
진료실에서 아버지는 그동안 가족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던 뜻밖의 비밀을 고백했다.
그는 "한 7~8년 전쯤부터 청력이 안 좋아졌다. 돈이 참 비싸더라. 부모가 돼서 자식들에게 부담 주고 싶지 않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평생 배 기계실의 극심한 소음 속에서 일하며 청력이 망가졌다는 아버지는 “안 들리는 게 한해 한해 다르다. 작년에는 어느 정도는 알아들었는데 올해 부쩍 못 알아 듣겠다”며 증세가 악화되었음을 털어놨다.
심지어 아버지가 과거 소중하게 여기던 배를 돌연 처분했던 이유도 아내를 향한 사랑과 난청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집사람이 발에 줄이 감겼다고 해도 듣지 못했다. 이러다가 아내를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배를 팔기로 한 것”이라고 고백해, 어머니의 생일날 배를 팔겠다고 선언했던 이면의 슬픈 진실을 알렸다.
"정상인의 5배 치매 위험" 의사의 경고에 무너진 자식의 마음
검사 결과 아버지의 청력 점수는 100점 만점에 단 65점에 불과했다. 특히 생명과 직결된 자동차나 오토바이 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이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의사는 "60대부터 청력이 떨어지는데 사람마다 차이가 있긴 하다. 40대 중후반부터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난청을) 단순하게 생각하시면 안 된다. 잘 못들으시면 사고날 확률이 높아진다. 차 오는 소리를 못 들으실 수도 있다. 보청기를 안 하시고 난청을 방치할 경우 인지 기능 이런 것들이 빨리 퇴행된다. 그래서 청력이 떨어졌을 경우 치매 발병률이 정상상인보다 약 5배 높다"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어 "청력이 떨어지면 소리 신호가 뇌까지 올라오지 못해서, 그 부분 해당하는 뇌 기능이 일찍 떨어지는 거다. 청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안 된다. 더 안 떨어지게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며 보청기 착용의 시급함을 강력히 권고했다.
치매 위험성까지 언급되자 박서진은 커다란 슬픔과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그렇게 오래 불편하게 지내신 줄 몰랐다. 못 듣는 거 외에도 깜빡하시는 게 맞다. 그래서 더 철렁했다"라며 "잘해드리고 싶어서 돈 버는 건데 부담스럽다고 (병원에) 안 가면 자식 입장에서 속상하다"라고 말하며 참아왔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건 아빠의 50년 고생 훈장" 보청기 끼고 되찾은 미소
의사의 강력한 권유에도 아버지는 여전히 기기 비용을 염려하며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이에 박서진은 “돈이 뭐가 걱정이냐. 우리 목소리 오래 들어야 하지 않냐?”라고 속상한 마음에 타박하며 아버지를 끝내 설득했고, 결국 보청기를 맞추기로 결정했다.
오랜 세월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두려워 고독하게 소리 없는 세상을 견뎌왔던 아버지는, 마침내 귀에 보청기를 착용한 뒤 세상의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자 아이처럼 환한 웃음을 지어 보여 모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박서진은 아버지의 어깨를 토닥이며 “귀가 나빠진 거는 부끄러운 게 아니다. 아빠가 50년 동안 고생한 훈장”이라는 가슴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이에 아버지는 “이제 네 노래를 눈치 안 듣고 들을 수 있으니 그게 가장 좋다”며 아들의 목소리를 마음껏 들을 수 있게 된 기쁨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서기찬 기자 wsk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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