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11번가·G마켓 등 배송·반품 강화
로켓배송, 퀵커머스 성장 소비 기준 바꿔
물류망·멤버십 갖춘 쿠팡, 추격 쉽지 않아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유통업계가 ‘2시간 배송’과 ‘무료 반품’을 앞다퉈 도입하며 물류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이커머스가 쿠팡에 대응하기 위해 배송 시간을 앞당기고 반품 절차 간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빠른 배송과 도착보장, 무료 반품 등은 재구매율과 체류 시간을 높이는 대표적인 락인 전략으로 꼽힌다.
SSG닷컴이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 매장을 거점으로 주문 후 2시간 내 배송하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연내 수도권 중심으로 약 50개 점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G마켓은 내달부터 유료 멤버십 ‘꼭’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반품을 지원한다. 도착보장 서비스인 ‘스타배송’ 상품이 적용 대상이다. 월 3회까지 고객 변심에 따른 반품 비용까지 전액 부담한다.
11번가는 직매입 기반 ‘슈팅배송’을 통해 낮 12시 이전 주문 시 수도권 당일배송, 자정 전 주문 시 전국 익일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는 무료 멤버십 회원 대상 단순 변심 반품·교환 배송비 전액 지원과 도착지연보상제를 운영 중이다.
CJ올리브영도 온라인스토어에서 전국 매장망과 도심형 물류센터(MFC)를 활용한 ‘오늘드림(3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고객과 가까운 매장에서 바로 출고하거나 매장 재고가 없을 땐 MFC에서 바로 배송하는 구조다.
이처럼 유통사가 앞다퉈 배송 시간을 줄이고 반품 문턱을 낮추는 배경에는 쿠팡이 있다.
쿠팡은 빠른 배송·쉬운 반품이 소비자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을 넘어, 얼마나 빨리 배송하고 쉽게 반품할 수 있는지가 플랫폼을 선택하는 결정적 기준이 된 것이다.
퀵커머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도 배송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3500억원에서 지난해 약 4조4000억원으로 5년 만에 13배 가까이 성장했다. 오는 2030년에는 6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서비스 강화에도 쿠팡의 벽은 여전히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물류망 통제력 차이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 10여 년간 수조원을 투자해 전국 물류센터와 직배송망을 직접 구축했다. 상품 보관부터 배송, 반품 회수까지 전 과정을 자체 운영해 배송 품질과 비용을 모두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대부분 경쟁사 배송은 택배사나 외부 물류망에 의존한다. 직매입 상품은 통제가 가능할지 몰라도, 수많은 판매자가 입점한 오픈마켓 상품까지 일관된 배송·반품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 무료 반품 역시 판매자별로 처리 절차가 달라 소비자 경험을 표준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최근 네이버도 수도권 물류 거점 확보와 자체 물류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유지해온 에셋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만으로는 쿠팡 수준의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일 뿐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결국 관건은 비용이다. 초단기 배송과 무료 반품은 막대한 비용을 수반한다. 배송 시간이 짧아질수록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은 커지고, 반품 상품의 회수·검수·재포장 비용도 수익성을 압박한다. 이를 상쇄하려면 압도적인 주문량과 높은 재구매율이 필요하다.
쿠팡은 1400만명이 넘는 와우 멤버십 회원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로켓배송으로 확보한 고객을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등으로 연결해 이용 빈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확보한 수익을 다시 물류 인프라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반면 고객 충성도와 이용 빈도 측면에서 열세에 있는 경쟁사들은 무리한 속도 경쟁에 동참할수록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이커머스 물류 전쟁의 본질은 누가 더 빨리 배송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이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는가’의 싸움”이라며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인프라 투자와 멤버십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방금숙 기자 mintb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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