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정부가 위축된 영화 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규모 영화 관람료 할인권 배포에 나선다. 최근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의 법정관리 신청 사태와 맞물려 이번 조치가 고사 위기에 처한 영화계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오는 8일 오전 10시부터 영화 관람료 6000원 할인권 약 205만 장을 2차로 전격 배포한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민생 안정과 영화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추가경정예산 271억 원을 확보, 총 450만 장의 할인권 중 1차분을 지난 5월 13일 배포한 바 있다.
이번 2차 할인권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큐 등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상영관의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각 영화관의 온라인 회원 쿠폰함에 1인당 2매씩 자동으로 지급되며, 결제 시 적용 가능하다. 준비된 수량이 모두 소진되면 할인 혜택은 자동 종료된다. 멀티플렉스 외에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나 작은영화관 등은 별도의 차수 분할 없이 지난 5월부터 선착순 현장 할인을 지속해서 적용 중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1차 배포 직후 1주일간 극장 매출액이 배포 전 주 대비 47.9%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최근 영화계 전반에는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다. 최근 중앙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JTBC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지 사흘 만에 메가박스중앙을 비롯한 5개 계열사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무더기로 신청했기 때문이다.
영화계가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대목은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뿐만 아니라 대형 투자·배급사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거느린 메가박스중앙의 위기다. 플러스엠은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와 ‘서울의 봄’을 잇달아 메가 히트시키며 기존 4대 투자·배급사 체제를 흔들고 시장의 중추로 성장한 후발주자다. 제작 급감과 투자 경색으로 이미 시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가박스중앙이 흔들릴 경우, 현장 스태프와 제작사, 홍보사 등 촘촘하게 얽힌 영화 인력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 가운데 현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가 사활을 걸고 준비한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 개봉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한국 영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으로, 이미 칸 영화제에서 선판매를 통해 제작비의 절반가량을 회수했으나 메가박스중앙의 생존을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서의 폭발적인 흥행 성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극장가 살리기에 나선 정부의 할인권 지원책이 위기에 빠진 메가박스와 한국 영화계에 실질적인 '호프(희망)'의 불씨를 지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