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사회연대경제’ 발표 하루 만에 ‘사회연대금융’ 전면 내세워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KB금융그룹이 금융권에서는 다소 낯선 표현인 '사회연대금융'을 전면에 내세웠다. KB금융 차기 회장 숏리스트 발표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단순한 사회공헌 메시지를 넘어선 전략적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일 사회적기업의 날을 맞아 사회연대금융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금융·비금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자료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사회연대금융'이라는 표현이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생산적금융과 포용금융, 상생금융 등이 주요 정책 키워드로 활용돼 왔다. 반면 사회연대금융은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자활기업 등 사회연대경제조직 지원과 관련해 사용돼 온 개념이다.
흥미로운 것은 시점이다.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정부는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첫 ‘사회연대경제 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제정과 함께 사회연대금융 전담기관 설립, 임팩트펀드 투자 확대, 은행권의 사회연대경제 대출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은행권 사회연대경제 대출을 4조3000억원 규모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KB금융이 다음날 사회연대금융을 전면에 내세운 것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특히 '사회연대금융'이라는 표현 자체가 국내 금융권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정부의 정책 방향과 보조를 맞추는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3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양 회장이 유력 후보군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KB금융이 사회연대금융을 최근 들어 갑자기 꺼내든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KB금융은 지난 2018년 민간기업 최초로 사회투자 모펀드인 'KB사회투자펀드'를 조성했다. 현재까지 총 148개 기업에 1885억원을 투자했으며 투자 유치 이후 기업들의 평균 매출은 10배 이상 증가했다. 또 지역 기반 사회연대경제기업과 소셜벤처를 지원하는 상생협력모펀드에도 3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연대금융은 기존 포용금융이나 상생금융보다 한 단계 넓은 개념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 정부 정책 기조에서 사회적 가치와 지역 공동체 회복이 정책 키워드로 떠오르는 만큼 향후 금융권에서도 관련 논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투자펀드 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운영돼 왔지만 하필 정부의 사회연대경제 발표 직후 '사회연대금융'이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분명 상징성이 있다"며 "숏리스트 발표를 앞둔 시점과 맞물리면서 시장의 관심이 더 커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주연 기자 prot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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