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투자자 보호·설명 의무 이행 여부 점검
미래에셋 "최종 미배정 가능성 투자설명서에 명시"
"고객 물량과 계열 펀드 물량은 별개…배정 기준은 우리도 몰라"
[편집자주] 스페이스X IPO는 국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청약이 단시간에 마감됐지만, 최종 배정 물량이 한 주도 나오지 않으면서 논란을 낳았습니다. <불발된 스페이스X> 시리즈는 SEC 신고서에 기재된 231만주가 왜 '0주 배정'으로 끝났는지, 그 과정에서 제기된 투자자 보호와 이해상충 논란을 짚어봅니다.
㊤ "4700억원 물량 있다더니 결국 0주"…청약 투자자들 혼란
㊦ "애초에 전문투자자 대상이었다"…미래에셋이 밝힌 '0주 배정'의 전말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금융감독원이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 보호 실태 점검에 나선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애초 일반 공모가 아닌 전문투자자 대상 청약이었다"며 최종 미배정 가능성 역시 사전에 고지된 사항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판매 과정과 최종 배정 무산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에게 배정 불발 가능성과 관련 위험이 충분히 설명됐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IPO 공동 인수단으로 참여해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신고서에는 미래에셋증권 몫으로 231만4815주(약 4700억원 규모)가 기재됐고 청약에는 총 5억달러(약 7600억원)가 몰렸다.
그러나 상장 직전 진행된 최종 Allocation(배정)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투자자들은 청약 증거금을 전액 환불받았다.
◇ "일반 공모 아닌 전문투자자 대상 청약"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청약이 일반 공모주 청약과는 성격이 달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 청약은 일반 공모주 청약과 달리 전문투자자 자격을 갖춘 투자자들만 참여할 수 있는 사모 청약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최종 배정 무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전에 안내가 이뤄졌다는 것이 미래에셋 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그건 투자설명서에 이미 다 나와 있다"며 "판매 채널에서도 당연히 고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향후 이러한 위험 고지와 설명 의무가 실제로 충분하게 이행됐는지 여부를 살펴볼 전망이다.
◇ 환차손·ETF 논란…"대응 방안 검토 중"
청약 증거금 환불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환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과 일부 ETF 편입 무산 문제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저희는 청약도 미국 달러로 받았고 환불도 미국 달러로 해드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자 보상이나 후속 대응 여부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에서 현재 확인 중인 것으로 안다"며 "주말 중에 이 일이 터져서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역시 환전·송금·환불 과정에서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는지와 ETF 투자자 보호 문제 등을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 "고객 물량과 계열 펀드 물량은 다른 창구"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미래에셋 계열사가 공모주를 배정받았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이해상충 논란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고객 청약 물량과 계열 펀드 투자 물량은 전혀 다른 구조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고객분들께 배정이 안 나간 것은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인수단 차원에서 들어갔던 부분"이라며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가 받은 것은 인베스터 트렌치(Investor Tranche)로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도 다르고 들어가는 창구도 달랐다"고 덧붙였다.
계열 운용사가 확보한 물량 규모에 대해서는 "사모펀드 등 여러 자금이 합쳐져 있는 구조라 저희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왜 0주가 됐는지는 우리도 답 못 받아"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최종 배정 무산 이유는 여전히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스페이스X가 IPO 과정에서 중국 본토와 홍콩 투자자들의 참여를 제한했다고 보도하면서 국가별 배정 기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 역시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로부터 구체적인 설명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그 부분을 저희도 물어봤는데 아직 답이 안 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일반 공모가 아닌 전문투자자 중심의 사모 청약 구조로 투자자를 모집한 점이 최종 Allocation 과정에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제한된 ‘투자자 풀’과 ‘청약 구조’가 대표주관사의 배정 판단에 일부 반영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배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실제 영향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향후 오픈AI나 앤스로픽 등 대형 AI 기업 IPO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번 건은 저희가 핸들링할 수 있었던 영역이 하나도 없었다"며 "주관사가 결정하는 부분이라 저희가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배정 실패를 넘어 해외 IPO 투자자 보호 체계와 정보 제공 수준, 글로벌 주관사의 배정 권한 구조를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주연 기자 prot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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