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거래일 연속 1500원대 마감…환율 부담 현실화
환율 10원 오를 때마다 외화평가손익 550억원 변동
리스 의존도 높은 LCC 직격탄…대규모 적자 전망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달러당 1500원 선을 돌파한 ‘초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항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정비비 등 주요 비용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탓에 환율 상승이 곧장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7원 오른 1528.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지난달 15일부터 18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9원 내린 1518.0원에 개장했다. 지난 2일(1512원) 이후 가장 낮은 개장가지만 여전히 1520원 안팎에서 움직이며 초고환율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 급등은 항공업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항공기 리스료를 비롯해 유류비, 정비비, 공항 사용료 등 주요 비용 상당 부분이 달러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변동할 경우 약 550억원 규모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하고, 현금 지출도 약 160억원 증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77.06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 연평균 환율(1420.97원)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1분기 평균 환율도 1450원대에 달했지만 최근 환율이 1500원대로 고착화되면서 2분기 이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초고환율 여파는 2분기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에는 분기 최대 매출인 4조5151억원과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한 영업이익 5169억원을 달성했지만, 회사는 고유가·고환율 기조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 4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23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추산대로라면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됐던 2020년 1분기 이후 약 6년 만의 분기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마주한 환경은 더 가혹하다. 항공기 대부분을 리스로 운영하고 있는 데다 대형항공사(FSC)보다 매출 규모가 작아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를 흡수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노후 기종 비중이 높은 LCC들은 리스료 부담 증가와 함께 연료 효율 저하에 따른 유류비 상승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최근 LCC들이 기단 현대화에 속도를 내는 것도 비용 구조 개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주요 LCC들이 합산 14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제주항공은 영업이익 644억원으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고, 티웨이항공은 1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8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진에어 역시 57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2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540억원, 티웨이항공은 1200억원, 진에어는 703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실적 개선 흐름이 고환율 장기화 국면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할수록 수익성 방어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항공권 가격 인상만으로는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기 어려워 탑승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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