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GA '1200%룰' 한 달 앞…‘설계사 쟁탈전’서 유지율 경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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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스카우트 경쟁 제동…부당승환 감소 기대감
당국·GA협회 TF 가동…연말까지 제도 안착 점검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도 1200%룰을 확대 적용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오는 7월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에도 ‘1200%룰’이 적용되면서 보험 판매 시장이 변화의 기로에 섰다. 그동안 업계를 달궜던 설계사 영입 경쟁에 제동이 걸리면서 보험사와 GA들이 새로운 영업 전략 찾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도 1200%룰을 확대 적용한다. 1200%룰은 보험 판매 첫해 지급하는 모집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는 과도한 선지급 수수료 경쟁을 완화하고 단기 실적 위주의 영업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기존에는 보험사가 GA에 지급하는 수수료에만 규제가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GA가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정착지원금과 시책 등도 한도 산정에 포함된다.

내년부터는 판매수수료를 4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분급제도 도입된다. 2029년부터는 분급 기간을 7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동안 보험사와 대형 GA들은 고능률 설계사 확보를 위해 거액의 정착지원금과 시책 경쟁을 벌여왔다. 실제 지난해 전체 보험설계사 수는 71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GA 소속 설계사 수는 31만9000명으로 10.6% 늘었고, 3000명 이상 대형 GA 설계사는 19만1714명으로 1년 새 3만4896명 증가했다.

하지만 1200%룰 시행 이후에는 지금처럼 대규모 현금성 지원을 앞세운 영입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GA업계 관계자는 “1200%룰이 시행되면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경력 설계사를 대상으로 한 정착지원금 제도”라며 “현재처럼 일시금 형태로 큰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은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GA 4개사(한화생명금융서비스·인카금융서비스·지에이코리아·글로벌금융판매) 1분기 정착지원금 지급 총액 추이. /정수미 기자

◇ 설계사 쟁탈전 끝나면 부당승환도 줄어들까

금융당국이 제도 도입을 추진한 배경에는 과도한 수수료 경쟁이 불완전판매와 부당승환을 부추긴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부당승환은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하게 한 뒤 새로운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행위다. 소비자는 해약환급금 손실이나 면책기간 재적용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당승환 관련 민원은 211건으로 직전 분기보다 54.0% 증가했다. 최근 설계사 이직이 늘면서 기존 고객 계약을 새로운 회사 상품으로 갈아타게 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설계사 이동이 줄어들 경우 부당승환도 일정 부분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설계사 이직 과정에서 발생하는 승환계약 유인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계약 유지율과 판매 품질 관리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에서는 신계약을 통한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뿐 아니라 기존 계약 유지 역시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영업의 평가 기준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우수 설계사를 영입해 얼마나 많은 신계약을 확보했는지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계약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고 고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 업계 “연착륙이 관건”…당국·GA협회 TF 가동

다만 업계에서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시행 전 단계라 실제 영향을 단정하기 어렵지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큰 분위기”라며 “설계사 수수료 체계뿐 아니라 영업과 마케팅 비용 구조 전반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GA들은 보험사와 달리 설계사 수수료 안에서 인건비와 교육비, 영업비, 전산 구축비 등을 충당하는 구조다. 설계사 이직 감소가 영업 위축과 신규 인력 유입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과 GA협회는 판매수수료 제도 안착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제도 시행 준비에 나서고 있다. 협회는 현재 FAQ 마련 작업을 진행 중이며 연말까지 현장 애로사항과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점검할 계획이다.

GA협회 관계자는 “업계가 처음 경험하는 제도인 만큼 금융당국과 함께 FAQ를 마련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TF를 운영하며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수미 기자 sumipota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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